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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흔들릴 때마다 자란다
박현주 지음 / SISO / 2020년 6월
평점 :
제목이 말해주듯이 이 책은 작가의 고민과 사색과 선택과 그리고 성장이 들어있는 에세이다. 책의 두께로 보면 그리 내용이 많을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나는 책을 읽는데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작가의 글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그리고 많은 글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했고 공감하게 했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작가 박 현주씨는19살에 수도원에 들어갔고 6년후 수도원 생활을 정리한다. 아파트 계단 청소, 일당 잡부, 세탁 공장 일등 세상의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살아가다가 돌연 예술인이 되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난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도 책을 소개하는 글에 담긴 작가의 특별한 삶의 경험 때문이었다. 다양한 삶의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울림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이 책 "나무는 흔들리때마다 자란다."를 선택했다. 예상대로 작가의 삶 자체가 평범하지 않으니 생각의 방식도 남다른 것 같았다. 옆에 두고 두고 읽어도 좋은 내용의 글들로 가득차 있는 책이었다.

작가는 늦은 나이에 미술 학교에 다니기위해 이탈리로 떠났다. 남들은 취직하고 연애하고 살아갈 시기에 작가는 용감하게 새로운 시작을 했다. 작가의 믿음은 이러하다. 꽃들도 자신이 꽃 피울때가 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제각각 다를 뿐이다. 사람도 저마다의 때가 있다. 그 때가 조금 빨리오기도 하고 늦게 오기도 할 뿐이다. 일찍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인정받고 계속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발견하는 데 꽤 긴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할 때는 서른을 넘겼을 때라고 한다.

예술을 선택할 수 있었던 출발점이 되었던 것은 이분법적 사고, 즉 흑백 논리에서의 탈출이었다. 세상 사람들과 생물들을 이분법적 사고로 바라보지 않을 때 "다양성"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하거나 미워할 적이 사라졌을 때 다른 사람들이 만든 작품이나 창의적인 활동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가 있었고, 삶의 모습을 존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개성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기회는 창의적 활동, 즉 예술활동을 통해 실현하기 쉽다. 자신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미술인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의 드로잉 작품들이 몇 점 실려 있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강아지의 특징이 너무도 잘 드러나 있었다. 나는 너무도 귀여운 그 강아지 그림들이 맘에 들었다. 귀엽게 보이려고 노력한 그림이라기보다는 세심한 관찰을 통해 특징이 잘 드러나게 한 그림들이었다. 강아지가 행복하게 자는 듯한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 졌다.

이 책"나무는 흔들리때마다 자란다."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진지하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싶을 때, 진정한 쉼이 필요할 때, 무엇인가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면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그리 나이가 많아 보이진 않지만 삶의 깨달음과 철학적인 수준은 상당한 것 같다. 자신이 많이 고민하고 힘들어하면서 한걸음한걸음 나아갈 때마다 얻은 삶의 진리들을 적어놓은 글이기에 더더욱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