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생이다 - 중국의 大문호 왕멍, 이 시대 젊은이들과 인생을 말한다
왕멍 지음, 임국웅 옮김 / 들녘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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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지인의 소개로 이 책 제목을 접했고 나는 왕멍이라는 사람을 알아보기도 전에 이 책을 주문했다. 우선 믿을만한 사람의 소개였고 그 보다 더 매혹된 것은 바로 제목이었다고 하겠다.

“나는 학생이다”

그것은 평생을 배우는 것을 즐겨한 왕멍 작가의 고백이다.

나 역시 평생을 그런 자세로 살아보고 싶다.

배우는 것은 시작은 있을지라도 끝은 없는 것이다.

죽는 순간까지 내 배움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고 아니 그 무엇이 아니라 배움 자체가 즐거움이 된다면 참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최근에 심리학을 공부를 했다. 누군가는 그것을 어떻게 써 먹을지 궁금해 하는 것 같다.

뭐 그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그 자체로 참 즐거운 것을 경험했다. 그것이 사실 새로운 학문을 알고자 했던 개인적인 취미이자 누린 사치였다.


왕멍은 누구인가?

중국의 대표적 지식인이자 네 번이나 노벨문학상 후보로 지명된 왕멍은 1934년 베이징에서 출생했다. 1948년 14세라는 어린 나이로 중국혁명에 뛰어들어 지하당원이 되었다가 1958년에는 우파로 낙인찍혀 16년간 신장에 유배되어 살았다. 1979년에 복권되어 1985년에 중앙위원으로 당선되었고 그 후 문화부 장관을 지내고 현재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왕멍은 중국현대문학사에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린다.

그의 삶의 역경을 통해 얻어졌던 인생의 이야기를 담은 인생철학서쯤이라 보면 되겠다.

그래서인지 어른에게 말씀을 듣는 마음으로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책의 많은 부분을 줄로 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줄을 긋다 보니 너무 많아져서 나중에는 자제하기도 했다.

그것 중에서 몇가지를 직접 발췌하여 책을 소개하는 것으로 리뷰해본다.

결국 책을 통해 얻은 것은 그의 삶의 자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경우가 참 많지만 어떤 경우 정치범으로 수감되었을 때 그 기회에 공부와 독서를 많이 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그래서 물론 그 수감된 생활의 고통은 말할 수 없는 큰 것일지라도 결코 인생에 있어서 낭비의 순간이 아니게 만들 수 있는 삶의 자세나 철학..그것을 더 많이 배웠다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자신있게 자신이 평생 해 온 것이 바로 “학습”이었다고 말한다. 그 대답이 참 부러웠다.

그 경지가 어느 정도일까~

당신은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한 글 한장만 봐도 그는 배움이라는 단어 하나로 구구절절 감탄사를 쏟아낸다. 정말 배움에 대한 이렇게 극찬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 당신은 어떻게 살아왔는가?

‘생존’은 경시해서는 안 되는 첫 번째 문제이며 또한 가장 기초적인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의식주를 해결한 국가에서는 이미 단순히 산다는 것에 만족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또 만족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생존의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살아 있다면 반드시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존 다음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을 했는가’이다. 그것이 삶의 가치와 질을 결정한다. 당신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묻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살아오면서 어떠한 일을 했는지 묻는 것이다.

나의 경우 대답은 두 글자. 학습이다. 물론 나는 혁명에 참가했지만 그보다 일관되게 한 번도 쉬지않고 했던 일은 ‘학습’이었다. 나의 생활 구석구석에 녹아있는 인생의 줄거리는 바로 배움이다. 나는 배우는 것을 시종일관 멈춘 적이 없었고 그 가치나 의의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배움은 언제나 나를 고무시켰고 힘을 주었으면 존엄과 신념 즐거움과 만족을 주었다. 내게 배움은 가장 명랑한 것이며 가장 홀가분하고 상쾌한 것이다. 또한 가장 즐거운 것이며 가장 건강한 것이다. 그리고 가장 티없이 깨끗하고 떳떳한 것이며 가장 진실한 것이다. 특히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역경에 처했을 때, 배움은 내가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매달릴 수  있는 유일한 구명부표였다.배움은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의탁처이자 암흑속의 횃불과 같았고 나의 양식이자 병을 막아주는 백신과 같았다. 배움이 있었기에 비관하지 않을 수 있었고, 절망하지 않을 수 있었으며, 미치거나 의기소침해지거나 타락하지 않을 수 있었다. 배움을 지속함으로써 나는 하늘을 원망하며 눈물을 흘리거나 무위도식하며 세월을 허송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나에게 배움을 타인에 의해 결코 박탈당하지 않는 유일한 권리였다.


2. 같은 강을 두 번 건널 수 없다.


배움은 모든 것을 포괄한다. 생활은 바로 학습이고 학습은 바로 생활이다. 학습은 바로 성격이다. 자아인지, 고양과 발휘 및 자아억제, 자아완성은 모두 학습이다. 학습은 바로 성취이며 성취는 곧 학습이다. 학습한 것을 성취로 바꾸려면 적어도 성취를 얻도록 도와야 한다. 그 자체가 바로 가장 좋은 학습이며 이 학습을 실습이라 한다. 성취를 얻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존재하기에 더욱 큰 성취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계속 학습해 나가야 한다.착오 후 의 반성, 반성을 위한 노력, 보완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잠시 기다릴 줄 아는 여유, 가장 열악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고 침착하게 당황하지 않는 것, 이런 학습은 학위를 취득했다고 해서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 바로 학습이며 인식이 바로 학습이며 사상이 바로 학습이라는 점이다. …..중략

이것저것 배우며 이것도 읽어보고 저것도 읽어보며 이 말도 저 말도 들어보며 이렇게도 생각하고 저렇게도 생각해보라. 초보적인 그림을 그린 다음, 다시 그것을 자세히 수정 보완해서 완성시켜보라.P62


3. 입신경지에 이르기 위해

사람의 일생에는 소중한 기회가 많이 있다. 이 기회를 통해 당신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될를 터득할 수 있으며, 학문을 이룰 수 있다. 이 기회는 당신을 몰라보게 성장시키고 승화시키며 지혜와 광명을 획득하게 해 준다. 그러나 우리를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쳤는가?

훌륭한 학생은 독서와 생활을 연계시키는 사람이다. 심오한 이론, 미묘한 개념, 기이한 상상을 생활 속에서 승화시킨다.

P93


4 망각은 가장 좋은 인간관계다.


앞서 많은 말을 했지만 정작 가장 좋은 것은 아예 인간관계라는 것을 잊고 관계학을 잊는 것이다. 관계를 통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실은 막다른 골목에 빠졌다는 것이며 궁지에 몰렸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한 사람이 전력투구로 배움에 몰두하고 일에 노력하고 진실하고 성실하며 사람을 선하고 평등하게 대하며 언제나 건강한 심성으로 성취를 지향한다면 자연히 대인관계와 인간관계가 순탄해질 것이다. 순간 껄끄럽게 되거나 오해받는 것을 짧은 과도기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관계란 정해진 것이 아니다. 관계는 파생되는 것이며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인간관계란 소홀해서 손해를 보는 것보다 너무 총명하고 타산적이어서 손해를 보는 것이 더 하책이다. P128


5. 갈등에 빠지지말라

올바른 인간관계는 애써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무심히 이루어진다. 그것은 하나의 학문이나 기교라기보다는 하나의 수양이다.

인간관계의 법칙은 알면 알수록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자기의 주관과 진정한 가치 추구가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가 이상적이지 못하더라도 그대로 둔 채 신경을 끊고 천천히 기회가 올 것을 기다려라. P143


6.인생의 부정원칙

한마디로 가치란 아주 다양하다. 행복에 대한 표준 또한 나름대로 다르다. 그러나 금지된 일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의의있고 가치있는 인생은 다양하며 확정된 규칙이 없지만 의의없는 죄악의 인생은 언제나 경계해야 한다.

하지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은 고금을 통해 도리를 아는 사람들의 중요한 특징이다. 나는 아주 간단하게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말할 수 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사람, 부정한 경쟁을 하지 않는 사람,유언비어를 날조하지 않는 사람, 자기의 인격과 영혼을 팔지 않는 사람, 유언비어를 날조하지 않는 사람, 자기의 인격과 영혼을 팔지 않는 사람이 바로 좋은 사람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인가? 나쁜 사람의 특징은 무슨 짓이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저지르면서 나쁜 일이란 나쁜 일은 다하는 것이다.

P174


7. 멋지게 살아라


역경에 처할수록 생활의 기쁨을 추구하야 하고 학습을 통해 자기 자신을 살펴보아야 한다. 아무리 악한 사람도 생활의 기쁨과 취미를 파멸시키지는 못한다. ‘문화대혁명’시기에 나는 신장의 농촌으로 유배당했다. 창작의 권리와 정치에 참가할 권리마저 박탈당했다. 나의 앞날은 캄캄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즐겁게 생활했고 의미있게 생활했다. 나는 소수민족 농민들과 함께 먹고 자고 일했다. 나는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농촌의 특색이 있는 요리법을 배우는 것에 취미를 붙였다. 나는 신장의 자연풍경에 반했고 그곳의 우유와 말젖 차에 입맛을 붙였다. 나는 주먹밥을 먹고 고기를 손으로 뜯어 먹고 크림에 수제비를 말아먹는 데도 익숙해졌으며 걸쭉한 옥수수 가루 죽을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숲을 거닐다가 설산에 오르기를 좋아했으며 말을 타고 무한하게 펼쳐진 초원을 거닐며 새로 배운 신장의 민요를 불렀다. 고양이와 닭을 길렀고 채소를 저장하기 위한 움도 팠다. 많은 소수민족 친구를 사귀었으며 그들과 우정을 나누었다. 그 누구 집의 문고리를 열고 들어가더라도 반드시 나의 친구가 있었고 그들의 희로애락을 같이 느끼게 되었다. 고난 속에서도 기쁨을 찾는 것은 살아가기 위한 것이다. 살아있음 그 자체에서 기쁨을 맛보기 때문이다. 이것은 절대로 고난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며, 고난을 변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고난 앞에서 절대로 눈물 콧물 질질 짜며 한탄만 해서는 안 된다. 생활의 힘은 당신을 괴롭히는 고난을 이기게 한다. 당신을 못살게 구는 악의 힘을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승리는 당신이 멋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P265


8. 인생의 연소원칙

당신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몇십년 생명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당신은 덕망이나 공훈, 학설을 남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명의 에너지는 충분히 방출해야 한다. 당신의 모든 노력은 보답이 없을 수도 있다. 예술 창작에 투신했3지만 인정받지 못했거나 경경에 투신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거나 전투에 참가했지만 패배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을 결재하는 날에 자신 있게 전력투구했다고 말할 수 있으면 된다.

P277


9. 자기의 표준으로 생각하지 말라.


사람들이 가장 쉽게 범하는 착오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기의 힘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들의 힘을 과소평가한다. 둘째는 자기를 표준으로 삼아 다른 사람을 잰다는 것이다. 셋째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종종 요행 심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P286


10. 절대 포기하지 말라

중국 속담 중에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추진한다”는 말보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비장한 말은 없다.

P 289


11.삼십대의 당신들에게 주는 조언


사업과 업무를 중시하되 다른 사람이 자기를 승인하는가 승인하지 않는가에는 눈길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 깨알만한 관직인데다 나이까지 젋었으니 남들이 반드시 인정해야 할 의무가 없다. 인정하든 말든 모든 것은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P386


12. 기회란 자본주의의 모순


세상에는 필연에 따라 결정되는 많은 사실 외에도 기회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있다. 기회가 오면 한 번 웃으면서 그 기회를 이용하고 기회를 잃게 되어도 한 번 웃는 것이 좋다. 기회는 다만 기회일 뿐이다. 기회의 확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복권 당첨 같은 것은 완전히 운에 달렸다. 하지만 자기 능력과 분투를 통해 성공의 기회를 획득한다면 우연한 계기로 성공하는 기회보다 성공률이 훨씬 높다. 즉, 기회를 멀리하지도 기회를 거절하지도 않지만 단순하게 기회만 믿지는 않아야 한다.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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