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 유럽 무대에서 외교로 조선독립을 알리다
정상천 지음 / 산지니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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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부산 독립운동가인 박재혁에 관한 책을 읽었다. 부산경찰서 폭파사건을 일으키며 항일 무력 투쟁의 시작을 알린 그였다. 무력으로 일제의 저항에 맞섰던 그의 업적도 감명 깊었지만, "펜은 검보다 강하다"를 몸소 실천해주는 서영해의 삶도 감동적이었다.

서영해는 평화주의자이고 7개의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다는 것을 보며 그의 지식인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한약사인 아버지의 후원으로 상해를 거쳐 파리에 가서 공부를 하였다. 나라를 잃은 민족은 여권 발급이 안되었기 때문에 중국 어느 집에 양자로 들어가서 중국 국적을 얻고 여권을 발급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상해 임시정부에서 막내로 생활하였다. 책에는 여러 인물들과 업적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서영해의 삶이 한국 근현대사의 핵심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중국 학생들의 틈에 끼여 이른바 워킹홀리데이로 파리에 가서 공부를 한 그이다. 그는 파리에서 공부하면서도 프랑스 유학생과 임시정부 간의 공식적인 연결 통로였다고 한다. 아버지가 작고하시며 생활이 어려워져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가 불어를 잘하는 것을 인정받아 도서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한국인은 무지하고 야만스럽다"는 논조로 쓴 기사를 보고 그에 대한 반박문을 써내려갔다. 그것이 신문에 기고되고 원고료를 받게 되며 그는 기자 언론인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고려통신사를 설립, 임정의 주불외무행서로 임명되는 등 독립운동 활동을 계속 이어간다.

"미국에는 이승만이 있다면 유럽에는 서영해가 있다" 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서영해의 업적은 가치가 있는데 현대에 사는 우리는 그것에 무지했다. 이승만은 미국에 산재해 있던 재미 교포의 후원을 받았지만, 서영해는 언론 활동을 통해 스스로 마련한 재원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고 저자는 말해준다.

머나먼 타지에서 일하며 홀로 독립 운동을 전개한 그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프랑스어로 소설을 쓰며 한국을 알리는 글을 쓰는데 노력했다.

"파리에서 30년간 임시 정부를 대표했던 서영해는 프랑스어는 물론 영어도 유창하게(그리고 빠르게) 말했고, 독일어, 이탈리어, 스페인어도 했을 뿐만 아니라 라틴어를 10년간 공부했고 일본어에도 익숙했다"

라는 서영해의 평가를 보고 그의 노력이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유럽을 무대로 혼자서 외교활동과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서영해는 돈키호테적인 성격으로 자유분방한 파리지앵의 분위기가 풍기는, 그리고 로이드 안경(로이드 안경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알게되었다. 개화기때 지식인들이 쓰는 안경이라고 생각하였다)을 쓰고있다고 묘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여인과 첫번째 결혼하여 아들을 낳는데, 6개월동안 나치 포로로 생활하게 된다. 그는 세계사의 중앙에서 휘몰아치는 인생을 산 인물이기도 하다.

광복 이후 우리나라로 돌아와 김구 선생과 독립 전선을 함께하게 된다. 그리고 무료로 불어를 강의하며 젊은이들에게 시국과 국제 정세를 보는 안목을 넓혀주려고 노력하였다. 일본에서 만든 교재를 사용할 수 없다며 초급불어 라는 교과서도 직접 집필하게 된다. 그의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 결혼으로 "곱게 치마저고리를 차려입은 조선여인"과 결혼을 하지만 격동하는 국제정세로 결혼생활도 길게 이어지지 못하게 된다. 경남여교 교장으로도 재직한 황순조 여사는 20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박학다식에 매료되었을 것이다. 이후의 그는 상해 인성학 교에서 근무를 했다는 기록으로 마지막에는 행방이 묘연하다. 민족주의자로 불태웠던. 그리고 평화주의자이고 7개의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한 엘리트 지식인. 우리는 영원히 그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ps, 32페이지 중간에 "1925년 사망할 때까지" 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누가 사망했다는 거지 ? 라고 고민을 하였습니다. 서석주가 1925년 사망할 때까지 라고 .. 주어를 넣어주시면 읽기에 더 편할거 같습니다. ^^

** 산지니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서평단. 보내주신 책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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