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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연쌤의 파란펜 - 세계적 문호들의 문장론 & 이낙연의 글쓰기
박상주 지음 / 예미 / 2021년 6월
평점 :
어렸을 적 내가 받은 상이라곤 미술 관련 상뿐이었던 내가 처음으로 글짓기상을 받음과 동시에
지역 학교 전체 동급생 중에 내가 3등을 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뻐 한동안 자아도취해있었다.
글쓰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졌던 내가 상 하나로 인해 세계적인 시인이 된 것만 같았고 작가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나의 글짓기 상.
이후로 운이 좋았던 것뿐이란 생각에 한동안 글쓰기가 무서웠다.
하지만 평소에도 손으로 무언갈 쓰고, 키보드를 두드리길 좋아했던 나는 아직도 손 편지를 고수하고 아날로그 다이어리를 쓴다.
그렇게 작품성이 없는 글들이라도 끄적거리던 내가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요즘 들어 더 와닿았던 부족한 나의 문장 구사력.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당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한 노릇이었다.
가끔 이야기를 하다가도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거나 어떻게 설명하고 표현해야 할지를 몰라 꽉 막힌 기분이었는데
이 때문에 글쓰기나 문해력, 문장 구사력 등 도움을 받기 위해 일단 무작정 책을 읽었다.
관력책이 아니더라도 일단 아무 책이나 집히는 대로 읽었는데 그러던 중 '낙연쌤의 파란펜'을 알게 되어 읽어보았다.
책은 총 4부로 글의 마음/글의 뼈대/글의 꾸밈/글과 삶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책을 펼쳐들고 무작정 읽어 내려가며 나의 궁금증도 해소시켜주었다.
- 사람들은 왜 글을 쓸까?
유협은 천지만물의 정화인 사람은 감수성과 창조성을 타고났으며, 이로 인해 글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마음에 느낌이 생기면 언어로 확립되고, 언어가 확립되면 문장으로 표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라는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는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는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느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글쓰기를 통해 살아있음을 깨닫고,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p.18
또한 한 페이지가 정말 공감도 되고 깨달음도 얻었다.
사람들은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글쓰기를 어렵게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뭔가를 억지로 만들고, 꾸미고, 늘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글이란 뭔가 대단한 생각이나 귀한 정보나 아름다운 문장을 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라는 페이지가 있었는데, 정말 저자의 말처럼 글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과 감정을 문자로 표현하는 행위 일뿐이며
마음속에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문자로 표현한 글이 가장 훌륭한 글이라는 말이 정말 좋았다.
어렸을 적엔 흔히들 말하는 인터넷소설이 쓰고 싶어 문법, 단어를 파괴해가며
인터넷소설도 써봤는데 왜 이렇게 내 글은 마음에 안 들고 오글거리기만 하는지 몇 줄 쓰고 나면 빨리 포기를 하곤 했다.
이후 성인이 되고 몇 년이 흐른 후엔 집에 있는 여유시간이 많아지며 또 한 번 글이 쓰고 싶어졌다.
수필도 괜찮고 소설도 괜찮고 무엇이든 써 내려가고 싶었는데 마음만 웅장하고 정작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정말 무언가 있어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과 억지로 꾸며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해보기도 전에 포기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도 사라지고 글을 쓰는 방법도 쉽게 알려주어 다시 한번 도전의식이 생겼다.
책을 읽으며 다양한 글쓰기 방법들과 조언들이 있고 이낙연 의원의 글뿐 아니라
세계 문호들의 문장론까지 같이 볼 수 있어 더욱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