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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를 미워해 ㅣ 보리 어린이 2
요시모토 유키오 지음, 김리혜 옮김 / 보리 / 1995년 2월
평점 :
요징은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러나 아홉 살에 아버지의 고향인 일본으로 가서 살게 된다. 요징은 태어난 지 두 달만에 간질병에 걸렸다. 병을 고치기 위해 근육주사를 많이 맞아 오른쪽 몸이 불편하게 되었다. 중국에서 사는 동안에는 모든 아이들이 친구가 되어 놀아주고 몸은 불편했지만 마음은 따뜻하고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하지만 일본에 와서 가사이초등학교 일본어 학급에 입학한 후 중학교 일학년이 될 때 까지 따돌림도 당하고, 폭력도 당하고, 해꼬지도 당했다. 하지만 요징은 이렇게 글을 썼다. ‘사람에 대해 쓰겠습니다. 아기 때부터 걸음마랑 글자를 익힙니다. 아기는 어릴 때부터 말을 익힙니다. 다섯 살 때부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어떤 사람인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자라게 되면 친절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친절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친절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친절하지 않은 사람도 좋아합니다. 다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하지만 나쁜 사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사람입니다. 식물인간도 사람입니다. 그래서 모두를 좋아합니다.’모두가 내 동무라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일본은 화(和)사상에서 나온 나보다 약한 자들을 집단으로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이지메가 있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이 책을 보게 되었음 인지 자라나는 일본아이들마저도 나쁜 모습이 부각되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정서로 본다면 기본적으로 약하고 힘없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일본은 어린이 뿐만아니라 성인사회에서도 약하고 힘없고 보편적인 것을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가 말하는 왕따를 시킨다. 지금도 이지메로 인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일으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가까이 있는 나라이고 생김새는 비슷한데 의식속에 있는 내면에 있는 가치가 너무도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이 책에서도 일본어반 선생님은 정말로 교사로서 중국이나 한국에서 온 아이들을 차별없이 그리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아 가르치고 계시지만 이 부분은 기억속에 있지 않고 온갖 방법으로 불편하고 힘없는 요징을 괴롭히는 일본아이들만 머리속에 자리하고 있다. 지은이가 서두에도 썼듯이 이 글을 읽고 지금 일본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한국 어린이들이 조금이라도 알면 다행이겠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이 이 동화를 읽고 일본이 안고 있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까? 일본의 사회현상을 잘 반영하는 동화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