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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좋아요
최내경 지음, 이윤희 그림 / 북뱅크 / 2025년 4월
평점 :
『바람이 좋아요』는 바람이라는 일상적이고도 자연스러운 현상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풍경을 따뜻한 엄마의 대화와 함께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2013년 교과서에 수록되었던 이 책은 2025년 봄, 다시 복간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책은 바람개비를 매개로 엄마와 아이의 대화로 시작됩니다. 아이는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단풍잎, 민들레 씨앗 등을 떠올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엄마는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면서도 일상 속에서 바람이 주는 고마움과 폭풍우처럼 무섭게 느껴지는 순간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이끕니다. 그림과 함께 시처럼 흘러가는 이 이야기 속에서 바람은 아이와 엄마를 이어주는 따뜻한 매개가 됩니다.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아이가 무서워하는 폭풍우조차도 엄마의 말 한마디로 다르게 느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섭기만 했던 바람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엄마의 태도에 깊은 공감이 갔습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의 자연현상도 마음을 열고 바라보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당연하게 지나쳤던 바람도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특별해지고, 상상이 더해지면 자연이 더 친근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아이에게는 감성과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소중한 공감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 담긴 따뜻한 시선 덕분에,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바람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책은 단지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 아니라, 어른에게도 잊고 있던 감성을 깨우는 책이었습니다. 다음 바람이 불어올 때, 저도 모르게 아이처럼 하늘을 올려다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