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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동물원에서 ㅣ 길벗스쿨 그림책 26
오카다 고 지음, 오카다 치아키 그림, 유지은 옮김 / 길벗스쿨 / 2025년 2월
평점 :

『깊은 밤 동물원에서』은 산케이 신문사상 수상 작가 오카다 치아키가 남편 오카다 고와 함께 사파리를 직접 취재하며 한밤중 동물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린 그림책이다. 아기 생쥐는 엄마와 함께 밤 나들이를 나섰다가 길을 잃고 만다. 엄마의 냄새를 따라 들어간 곳은 밤이 된 동물원.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동물들만 남은 그곳에서 아기 생쥐는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며 엄마를 찾아 헤맨다. 과연 아기 생쥐는 무사히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아기 생쥐가 거대한 동물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용기 내어 다가가는 모습이었다. 몸집이 훨씬 큰 동물들에게 엄마의 행방을 묻고, 때로는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탐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기린의 머리 위에서 동물원을 내려다보는 장면은 마치 아기 생쥐가 모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아기 생쥐가 엄마를 잃고 불안해하는 모습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잠시라도 잃어버렸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낯선 환경에서의 두려움이 교차하는 감정은 어린 독자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동물들마다 다른 습성을 보여 주며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이 마치 어린아이가 세상을 배워 가는 과정과 닮아 있어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순한 동물 탐험 이야기가 아니다. 낯선 환경에서의 두려움, 용기를 내어 새로운 존재들과 소통하는 과정, 그리고 결국 따뜻한 품으로 돌아오는 감동적인 여정이 담겨 있다. 또한, 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삶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하며, 세상을 탐구하는 호기심과 용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을 읽고 나니 밤이 되면 조용해지는 동물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겼다. 낮에는 사람들이 북적이지만, 밤에는 동물들만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사실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작은 생쥐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낯선 환경에서도 성장하는 용기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동물을 좋아하는 독자뿐만 아니라, 용기를 내어 세상을 탐험하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