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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가을 필사노트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카미유 피사로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4년 10월
평점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가을 필사노트』는 필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가을 감성을 선사하는 시화집입니다. 윤동주, 백석, 정지용, 김소월 등 한국 시인뿐만 아니라 릴케와 같은 세계적인 시인의 시까지 담겨있어, 문학적 깊이와 다양한 가을 정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카미유 피사로, 빈센트 반 고흐, 모리스 위트릴로의 그림이 어우러져 독자는 시와 예술의 조화 속에서 계절의 감동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습니다. 367페이지에 달하는 양장본으로, 손으로 따라 쓰며 시와 그림을 깊이 음미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큰 특징입니다.
이 필사노트는 순서에 따라 각 시와 함께 관련된 화가의 명화가 실려 있으며, 시를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이어지는 구성입니다. 넉넉한 필사 공간과 줄이 쳐진 여백은 독자가 시의 한 줄 한 줄을 차분히 따라 쓰며 사유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각 장에서는 화가에 대한 소개가 덧붙여져 독자가 시뿐만 아니라 그림 작가의 예술세계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가을의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각 페이지마다 가을 정취가 온전히 묻어나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빈센트 반 고흐의 명화와 함께 백석이나 윤동주의 시를 감상하는 순간, 그 작품이 선사하는 감성이 배가되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독자들이 각 시인의 작품을 음미하며 필사할 수 있는 여백이 있어, 자신만의 감상을 필사 과정에서 더해가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가을 필사노트』는 가을밤,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시와 그림을 천천히 따라 써 내려가는 경험이야말로 그 어떤 명상보다 큰 힐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가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매 페이지마다 그 계절의 향기가 물씬 느껴져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온전히 가을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필사의 트렌드에 부응해 ‘힐링’이라는 가치를 더한 이 필사노트는 시와 예술, 그리고 자기 성찰의 시간을 마련해 주며, 소중한 일상의 동반자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