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 루디의 비눗방울 사탕 - 행복, 기억, 추억 저학년의 품격 19
정온하 지음, 유준재 그림 / 책딱지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술사 루디의 비눗방울 사탕』은 저학년을 위한 동화 시리즈 "저학년의 품격"의 열아홉 번째 작품입니다. 이 책은 주인공 찬영이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할아버지와 각별했던 찬영이는 갑작스레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마주하게 되고, 이에 대한 슬픔과 사랑이 교차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또한, 마술사 루디와의 만남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깨닫게 되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찬영이는 바쁜 부모님 대신 자신을 보살펴주던 할아버지를 무척 사랑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 할아버지가 찬영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집니다. 치매로 인해 할아버지의 기억이 흐려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혼란과 슬픔에 빠진 찬영이의 앞에 마술사 루디가 나타나, 찬영이에게 특별한 비눗방울 사탕을 선물합니다. 이 마법의 사탕을 통해 찬영이는 할아버지가 소중히 간직한 기억을 발견하고, 그 속에 담긴 진정한 행복을 알게 됩니다. 찬영이는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을 깨닫고, 할아버지와 매일 행복한 기억을 쌓아가기로 결심합니다.



p. 32


할아버지의 첫 번째 행복한 기억은 내가 태어난 날이었던 거야. 나는 할아버지 품에 와락 안겨서 펑펑 울었어. 할아버지는 내 머리를 따뜻하게 쓰다듬어 주었지.

“네가 태어난 날은 참 기쁘고 소중한 날이었단다. 지금 다시 봐도 행복하구나.”

내가 태어난 날이 할아버지에게 행복한 기억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내 마음이 난로를 켠 것처럼 따뜻해졌어.



p. 48

‘기억은 모두에게 소중한 거구나.’




p. 70


“찬영아,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란다. 꼭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괜찮아. 지금처럼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으니까.”





p. 74


할아버지의 예전 기억은 사라졌어도 오늘처럼 매일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가면 되잖아. 나와 함께하는 평범한 하루가 할아버지에게는 가장 행복한 기억이 되는 거니까.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찬영이가 할아버지를 향한 사랑을 담아 비눗방울 사탕을 건네는 순간입니다. 비록 할아버지는 치매로 인해 찬영이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찬영이는 변함없는 사랑으로 할아버지를 대합니다. 찬영이가 마술사 루디에게 할아버지를 위해 무엇이든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하는 장면과, 자신이 가진 소중한 사탕들을 모두 할아버지에게 주려는 모습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헌신을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찬영이의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 바쁜 엄마를 대신해서 엄마의 자리를 채워주셨던 외할머니 생각에 마음이 몽글몽글했습니다. 때로는 엄마보다 더 큰 사랑과 온기를 주셨던 외할머니가 갑자기 찾아온 건강 이상으로 혹시 치매가 아닐까 걱정하며 외할머니가 저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기도를 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며, 찬영이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찬영이가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은 마치 제가 외할머니를 향한 사랑과 닮아 있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가족과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었습니다. 평범한 하루의 반복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잊고 살 때가 많은데, 찬영이가 깨달은 것처럼 우리 모두가 일상 속에서 더 많은 사랑과 추억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와 찬영이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한 서진이의 사연까지,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작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