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 그 이상의 가치 『점퍼』

점퍼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고정욱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9월

『점퍼』는 고정욱 작가 특유의 빠른 전개와 섬세한 인물 묘사를 바탕으로, 역사적 배경과 청소년 성장 이야기를 결합한 독특한 소설입니다. 단순한 시간 여행 소설을 넘어, 예술과 문화가 민족의 힘을 모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2024년에 사는 중학생 박창식이 1928년 일제강점기 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창식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꿈과 의욕을 잃은 채 살아가던 중, 갑작스레 1928년 오산학교 학생으로 눈을 뜨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는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시인 김소월, 화가 이중섭, 시인 백석 같은 예술가들과 함께하면서 성장해갑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창식이 일본 순사의 감시를 받으며 고문을 당할 때, 예술이 독립운동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깨닫는 부분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정보를 나누고, 그 안에 저항의 정신이 들어가면 그것이 바로 힘이 된다."

예술과 문화가 단순한 표현 수단을 넘어서, 민족의 정신을 일깨우고 저항의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창식은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지닌 예술적 재능의 중요성을 깨닫고, 더 이상 무기력하게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로 다짐합니다.

또한, 창식이 문화제를 준비하면서 독립운동의 한 형태로 만세 시위에 참여하는 장면도 강렬했습니다. 모두가 함께 외치는 "만세" 소리가 창식에게는 그동안 몰랐던 공동체의 힘과 연대감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순간 창식은 자신의 비겁함과 무기력을 넘어 진정한 용기를 배웁니다.

『점퍼』는 단순한 시간 여행 소설이 아닙니다. 이 책은 역사적 상황 속에서 예술과 문화가 민족을 어떻게 결속시키고, 정신적 저항을 일으킬 수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독립운동이 무력 투쟁만이 아닌, 예술과 문화라는 힘을 통해서도 이뤄졌음을 강조합니다. 책 속에서 창식은 예술을 통해 사람들을 모으고, 그것이 대중의 힘으로 이어져 독립운동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 작품은 청소년들에게 역사적 의식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과 꿈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누구든지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으며, 그것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점퍼』를 읽고 난 후, 가장 크게 다가온 감정은 공감이었습니다. 주인공 창식의 무기력함과 현실에 대한 불만은 많은 현대 청소년들이 느끼고 있을 법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그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자신이 가진 재능과 꿈을 재발견하고, 그것들이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 과정을 보며 나 역시도 내 삶 속에서 쉽게 포기하거나 무시해버렸던 것들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역사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나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예술과 문화가 독립운동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작가의 메시지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힘과 폭력만이 아닌, 말과 그림, 음악으로도 저항할 수 있다는 점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메시지로, 우리 사회에 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점퍼』는 단순한 성장 소설을 넘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입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소설로, 꿈과 현실 속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시간 여행을 통한 판타지 소설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역사와 성장, 그리고 개인의 재능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