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넘어가 창비아동문고 337
강인송 지음, 오묘 그림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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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송 작가의 동화집 너에게 넘어가는 유쾌하고 따뜻한 어린이들의 일상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총 일곱 편의 동화는 복잡한 감정과 처음 맞닥뜨리는 낯선 상황을 용감하게 마주하는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들의 성장 과정 속에서 웃음과 설렘을 느끼게 한다. 어린이들의 마음속 변화를 그리며, 작가는 이들이 겪는 크고 작은 고민을 건강하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풀어간다.

 

 

이야기는 첫사랑의 미묘한 감정을 다룬 이야기 굴러가, 사랑!부터 세 친구의 좌충우돌 한강 나들이를 그린 오히려 좋아, 교내 팔씨름 대회의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너에게 넘어가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하여 어린이들이 맞닥뜨리는 감정적 도전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굴러가, 사랑!에서는 주인공 서현이가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매번 자신의 연필을 주워주는 고주호에게 서서히 마음이 가는 설레는 순간을 그린다. 간질간질한 첫사랑의 감정을 투영하며 독자들도 그 풋풋함에 공감하게 된다.

 

오히려 좋아는 초여름에 세 친구 미미, 지훈, 다연이 서울 한강으로 떠나는 모험담이다. 처음 해보는 여행에 설렘 가득하지만, 예기치 못한 비와 갈등을 겪으며 결국 작은 텐트 속에서 행복을 찾는 모습을 담는다.

 

너에게 넘어가는 팔씨름 대회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강미나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진우태와 팔씨름을 통해 복잡한 감정을 경험한다. 경쟁과 사랑이 뒤섞인 미나의 마음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오히려 좋아의 한강 나들이에서 비 내리는 텐트 안에 앉아 친구들이 함께 라면을 먹으며 웃는 모습이다. “오히려 좋아라는 말은 그들의 기대가 엉망이 된 상황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웃음을 찾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장면은 계획이 틀어졌을 때조차도 아이들이 작은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너에게 넘어가에서 미나가 진우태와 팔씨름 대결을 벌이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미나가 우태를 이기고 싶은 동시에 울게 하고 싶지 않다는 딜레마 속에서, 상대를 향한 미묘한 감정이 드러난다. 이 장면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고 용기 있게 마주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낸다.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점은 어린이들의 복잡한 감정을 유머러스하고도 깊이 있게 그려낸다는 것이다. 강인송 작가는 어린이들이 경험하는 첫사랑, 갈등, 친구들과의 모험 등 다양한 감정을 진지하면서도 경쾌하게 풀어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주었다.

 

특히, 오히려 좋아의 나들이 에피소드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은 따뜻하고 긍정적이다. 어른의 개입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강인송 작가의 너에게 넘어가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 순수한 감정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동화집이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일상의 소중함과 성장의 기쁨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일곱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건강한 변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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