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새로운 하늘을 여는 아이들 꿈꾸는 문학 15
유행두 지음, 원유미 그림 / 키다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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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새로운 하늘을 여는 아이들』은 가야 건국 신화를 새롭게 재조명한 동화입니다. 흔히 건국 신화는 ‘하늘-왕의 탄생-건국’으로 이어지는 지배자의 관점에서 서술되지만, 이 책은 피지배자 시선으로 가야 건국 신화를 풀어냅니다. 이러한 독특한 시각은 독자들에게 고대 가요 〈구지가〉와 가야 건국 신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이야기는 하늘의 기운이 다해 가는 구야국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평화롭던 나라는 외부의 위협과 내부의 불안으로 혼란에 빠지게 되며, 촌장 대표 아도간은 손자인 여해와 친구들 달이, 머루를 이웃 나라에 보내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세 아이는 뿔뿔이 흩어지게 되며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한편, 점성술사는 새로운 왕이 세워지기 위해서는 털이 나지 않은 아이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계시를 전하고, 아도간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을 맞이하며 갈등하고 고민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감정과 생각이 사실적으로 묘사되며 독자들은 그들의 시선에서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역사를 무겁고 어려운 주제가 아닌, 아이들의 관점에서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달이는 낯선 아이를 도울지 모른 척할지 고민하고, 머루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덩이쇠를 들고 도망칠지 고민합니다. 또, 아도간은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아이를 제물로 바칠 것인지 갈등합니다. 이러한 갈등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깊이를 부여하며, 독자들은 구야국 사람들이 품었을 고민과 선택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작가 유행두는 김해에서 가야의 흔적들을 직접 살펴보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그는 고대 가요 〈구지가〉를 부르던 구야국 사람들의 마음을 상상하며 신화를 재구성했습니다. 그 결과로, 독자는 피지배자들이 새로운 하늘을 맞이하는 과정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가야, 새로운 하늘을 여는 아이들』은 단순한 신화 동화를 넘어 피지배자들의 시선을 통해 역사와 신화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어린이 독자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역사의 복잡한 면모를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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