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즐긴다?


한달 내내 집안에 있으니,결국 할일은 책읽기가 된다.
처음엔 패션잡지를 읽다가,메이크업북을 보다가,만화책을 보고,결국엔 심각한 철학책을 보고 있다.

읽으려고 사놓은 책은 책상위를 가득채우고 있으니,뭘 읽을까 걱정할필요도 없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3권.
뭐든지 쉽게 지겨워하는 나는 한권의 책을 끝까지 읽는게 힘들다.
책이란 그렇지 않은가?
소설책처럼 100페이지 읽는데 30분밖에 걸리지 않는것도 읽고
철학책처럼 3시간 걸리는 책도 있다.
그래.
책은 확실히 호흡이 느리다.
웹페이지에 비해,TV에 비해,게임에 비해.

나도 그런 속도들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세대라
종종 책의 느림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게다가 대부분의 책은 그다지 논리적이지 않아서 답답함이 더해진다.
난 재미있으면서 정확한 근거들을 대면서 결론을 향해 가는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 그런거 같다.
난, '어느 의사의 고백'(실은 중요하지만,지루한 윤리철학책이지만!!)과 '사막여행'과 '월드뮤직'을 왔다갔다가 하면서 지루해하고,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참 이 즐거움이란 내가 흔히 접해왔던 즐거움과는 참 다른 종류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새로운 연인을 만나 두근거리는 즐거움,친구들과 깔깔거리면서 느끼는 즐거움,고스톱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암벽등반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이런게 내게는 '즐거움'이였는데.
책은 조금 느리고,내 머리속의 생각들을 다시 짜맞추는..그런 즐거움을 준다.
이게 뭐 즐거움이라고?
근데,내 어휘의 범위로는 즐거움이란 단어가 그래도 적합한 단어라고 느껴진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잊고 살았을까?

나이가 들면서,다시 알게 된 그 즐거움에 감사한다.
그리고 내게 이런 시간을 준 그 누군가에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