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나는, 내가 지금 하는 선택이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대하고 어려운 것이 아닐까 부담을 느끼곤 했다. 어느 방향을 향해 가야 하는지, 방향을 정해 가다보면 도달하고 싶었던 그 어딘가에 도달하기는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무언가를 결정해야 했던 때. 사실은 나는 '고작 19살'이었는데 마치 '벌써 19살'이라고, 인생을 결정하기에 적당한 시기이거나 마치 늦은 것처럼 여기고 살았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고작'이었는데 그걸 몰랐고, 아무도 몰랐거나 그게 아니라면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고. 책을 읽으며 앞으로 만나는 청소년들에게 무어라 말해줘야 할지 좀더 선명해졌다. '고작' 십여 년 살고 인생을 확신하거나 또는 포기하거나 하지 말라고. 몇십 년을 산 그 누구도 인생을 확신할 수 없다고, 그러니 부담은 내려놓고 그냥,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