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며 현실을 핍진하게 보여주는 소설은 마음이 아파 피하고만 싶어집니다. 김탁환 작가의 <거짓말이다> 역시 눈물을 흘려가며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이 아플까봐 겁이 났지만, 그래도 외면만이 답은 아니기에 힘을 내 읽었습니다. 메르스로 오랜 기간 고통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우연히 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포항 지진 이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1년간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의 기사였습니다. 내겐 그저 ‘끝난 일‘인 수많은 일들이 당사자들에게는 ‘진행중‘인 것임을 실감합니다. 그리고 요즘에도 포털 사이트에서 ‘어느 지역 몇십대, 메르스 음성 판정‘과 같은 헤드라인을 스치며 ‘남의 일‘인가보다 여기고 지나가던 나의 모습을 떠올립니다.그저 어쩌다 잠깐 운이 좋아 사고를 면한 나의 무관심,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 잊힌, 잊혔을 수많은 사람들. 그들이 미래의 나일는지도 모른다는 고통스러운 직면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