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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귀화 성씨 - 성씨로 본 우리 민족의 구성
김정호 지음 / 지식산업사 / 2003년 12월
평점 :
이 책에 따르면 한국의 모든 성씨는
중국의 황제가 혁혁한 공을 세운
신하들에게 내린 성씨다.
중국의 문명은 4대문명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단군의 시조를 기자조선으로 보는 것이 중국 민족의 사관이다.
한편 우리 민족은 일본에 중국에서 배운 문화를 전수하고 가르쳐준 것으로 기억한다.
중국과 한국, 일본은 오랜 시기부터 서로 같은 뿌리에 있으며
중국, 한국,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민족 역시 한족과 이민족의 민족 간의 갈등은 심하다 할 수 있다.
민족이란 관념은 어디에 뿌리를 둔 것일까.
그것은 "피"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 "피"- 혈연, 민족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는 진부함에 다름아니다.
국가나 민족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nation은 같은 의미를 갖고 있으며
종족이란 영어 단어인 에스니(Ethnie) 역시 민족과 같은
고대 원시부족 국가를 의미하는
진부한 표현에 다름아니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한중일이 동아시아의 역사적 주체라는 생각도
어찌 보면 망상에 다름아닐 수 있다.
동아시아 삼국인 한중일은 몽골과 티벳 민족에서 기원할 것일 수 있으며,
인류학에서는 모든 민족의 기원은 아프리카인에게서 왔다는 학설도 있기 때문이다.
문화인류학적인 면에서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는 까닭은
우리가 지닌 태성적인, 생득적인, 선척적인 민족성이란
관념의 허상을 비판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이제 우리는 세계의 시민으로서 한 국가의 국민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때에 한국의 귀화성씨 역시 우리 민족의 성씨가
중국의 하은주 3대 왕조에게서 연원했다는 설은
한편으로는 진부하면서도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성씨 연구의 권위자인 김정호는 족보 연구를 통해 한국의 귀화성씨를 연구했다고 한다.
그동안 족보 관련 연구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여겨 왔다.
족보란 유교, 유학 사상의 영향으로
지금과는 맞지 않는 뒤떨어진 자료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족보 연구를 통해 한 가문과 씨족의 사회사 연구는
우리 조상들의 역사를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역사 자료로써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조선의 성리학적 질서에 의해 족보에 오르지 못한
많은 뛰어난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홍길동, 일지매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
조선 지배층의 성리학적 질서은 서양의 중세와 비견되는
학문의 암흑기 였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후기의 영정조 시대는 그런 의미에서 서양의 르네상스에 비견할 수 있는
문화와 학문의 문예부흥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귀화성씨 연구를 통해 독자들이 고루한 성씨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