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의 숲
고은 지음 / 신원문화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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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글, 그림의 이 에시이는 무겁고 어려운 생각을 아주 짧은 한두 문장의 시로 풀었다.

읽다 보면 복잡하고 어려운 철학, 정치, 사상을

이렇게 단순하게 그리고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숙고와 통찰과 성찰을 거친 후에야 찾아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만 권의 책들을 단 두세 문장으로 응집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것...

시인이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은의 그림 역시 단순하기 그지없다.

생각이 단순해져야 표현도 단순해진다.

말이 많다는 것은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시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이런 단순함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얼마만큼 생각하고 숙고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앞에


 


이것을 내보낸다.


 


이것이 세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한 바보의 낙서인 줄을 내일 모레도 모를 것이다.


이 같은 내 어리석음도 세상의 값이라고 믿는다.


 


어처구니 없으리라.


 


2009년 정월


 


 


 


 


시간(時間)


 


내가 태어날 때 받은 유산이다.


나는 그 유산을 벌써 다 써 버렸다.


 


나는 남의 시간을 빌려 쓰고 있다. 나는 시간의 극빈자다.


 


 


 


 


향락


 


나의 향락은 책에 있다.


나의 향락은 술에 있다.


나의 향락은 스크린에 있다.


나의 향락은 아직 혁명에 있다.


나의 향락은 여행에 있다.


나의 향락은 유한有限에 있다.


나의 향락은 순간의 이성異性에 있다.


 


 


 


 


 


우애 友愛


 


친구의 죽음을 대신해서 먼저 세상을 떠난 우정이 있다!


은사 恩師의 교육보다 더 위에 있는 친구와의 나눔이 진리다. 사캬(석가)는 제자들을 벗이라 불렀다.


나는 이제야 겨우 친구 몇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60세 이후에야.


 


 


 


 


고은의 그림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0&aid=0001961188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0&aid=0001964446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0&aid=0001958169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0&aid=0001948790 

 

조세현의 인물사진 : 고은

출처

http://www.donga.com/fbin/output?sfrm=2&n=20060117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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