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 My Story 삶과 전설 2
마릴린 먼로 지음, 이현정 옮김 / 해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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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 '왕자와 무희'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소위 '섹스 심벌'이라는 마릴린 먼로가 출연한 영화였는데, 영화 속에서 그녀는 완전히 백치 같았다. 아무 생각 없고, 남자가 뭐라고 하면 휘청거리고, 이상한 옷을 입고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머리가 텅 빈 여배우라는 생각밖에 그 어떤 '동정'도 가지 않았다. 하지만 마릴린 먼로가 직접 쓴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녀는 하고자 하는 바가 무언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연기로서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이고 싶기도 했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하기를 꿈꾸기도 했다. 또한 애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순진함도 가지고 있었다.

'시대'와 '남자'가 그녀를 '섹스 심벌'로 규정지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생활이 노출되어 온 국민의 놀림감이 된 모 여배우처럼, 누군가의 희생은 상대적으로 그외의 사람들을 '고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보다 더 감동적이다. 무리에 휩쓸려 자신을 잃어버린 여인의 고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마릴린 먼로는 아니지만 누구든 마릴린 먼로가 될 수 있기에, 이제는 그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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