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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1 - 만남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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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키다리 아저씨, 비밀의 화원, 소공녀......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답던 어린 시절에, 가장 아름다운 꿈과 사랑과 희망을 가르쳐 준 소설들..

그 중에서 빨강머리 앤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함께 단 한번도 나의 손에서 자유스럽지 못했던 소설들이다. 

초등학교 6학년때에는 동네 후배의 집에 앤의 완역본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한 후...

비굴하리 만치 그 아이에게 매달리며 그 두꺼운 양장본 책을 한권한권 눈치봐가며 빌려 보기도 했었다.

어린아이 치고는 자존심이 꽤 강했던 내가 그 아이의 물시중이며 집청소까지 도와줘가며 기어이 그 책을 보려고 했었던 걸 보면

뭔가가 나를 앤에게 한없이 집착(?)하게끔 강하게 이끌었었음에는 틀림이 없었던것 같다.

어린 시절에는 빨강머리 고아 소녀의 유쾌한 생활이 너무 재밌고 흥미로와서....

사춘기 시절에는 내 마음속의 알량했던 고뇌들과 더불어 좀 더 그들처럼 완벽한 삶을 구사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한 그들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조그마한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지금 ...

잃어버린 나의 꿈과 삶에 대한 용기... 그리고 순수한 열정을 다시한번 되찾아 볼 욕심으로 다시 찾은 앤...

짧은 단행본을 볼때마다 완역본에 대한 목마름으로 지쳐가던 찰나에 얼마나 반갑던지..^^

아프고 지친 몸뚱이를 이끌고 사흘 밤낮을 새워가며 3편까지 읽고 난 후...

더이상은 도저히 아무것도 안되겠다 싶어서 앤과 잠시 이별을 하기로 하고..

두달이 지난 지금 다시 앤과의 네번째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앤을 읽다보면... 그녀가 살아가는 인생 과정이 마치 나의 인생인 양 착각이 들때가 있다.

아니... 아직도 사춘기 소녀처럼 그녀를 닮고 싶은 나의 갈망이 그녀인 양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건지도...

나는 내 딸아이가 자라는 만큼... 그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나이만큼의 앤을 친구로 만들어 줄것이다.

나중에 좀 더 자라서 완역본을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날까지... 그 아이만큼 자라는 앤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앤처럼 희망과 사랑을 온 가슴으로 품을 수 있는 참다운 인간이자, 아름다운 여성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만약 초등학교 딸아이가 너무 이기적이고 삭막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면 짧은 동화로 나온 빨강머리 앤부터 읽게하길 권하겠다.

중고등학교 딸아이가 너무 채팅이나 게임, 친구에만 목말라 한다면 단행본으로 나온 중고등학생용 소설로 나온 앤을 권하겠다.

대학에 다니는 딸아이가 삶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용기를 품고 살기를 바란다면 이 책시리즈를 권하겠다.

앤과 함께 자라면서 앤의 넓은 생각과 밝은 마음, 용기, 희망.... 앤의 삶을 들여다 보며 그녀의 모든것을 함께 생각해 보며 배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간혹가다 살아오면서 내가 앤을 되돌아 보며 위안을 삼았듯이 

나의 딸도 마음속에 꿈같은 존재를 하나 두고,

그리움을 꺼내듯이 하나둘씩 꺼내보며 힘겨울때 그로인해 다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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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보이니? - 뒤죽박죽 상자 속 물건들 달리 지식 그림책 1
월터 윅 글.사진, 이현정 옮김 / 달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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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집중력이 좀 흐트러지는 것 같아 뭔가 좋은 책을 사주려고 뒤져보다 알게 되었어요.

먼저, 생각보다 참 좋다~!고 말씀 드립니다. ^^

단순한 숨은 그림 찾기가 아니라...이건 웬만한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든 것들도 많답니다.

덕분에 아이가 집중해서 뭔가를 하는 시간이 다시 길어졌어요. ^^

적어도 이 책을 보는 동안에는요..ㅋㅋㅋㅋ

첨엔 제가, 그다음엔 아이가, 그다음엔 남편이.. 이렇게 해서 온 가족이 모두 "너도 보이니?폐인"이 되었답니다.ㅋㅋㅋ

남편이 퇴근할 때만 되면 아이는 책을 미리 거실에 내어놓고 기다립니다.

그날 하루동안 찾은 것들을 아빠에게 자랑도 하고, 또 자기에게 어려운 것들은 당연히(?)  아빠에게도 어려울 거라 확신(!)하며 찾아보라고 재촉도 하지요. ^^

덕분에 우리 가족은 한동안 저녁마다 이 책을 펴놓고 서로 먼저 찾았다느니, 이게 맞다느니.. 하며 행복한 게임을 하곤 했지요.

거의 다 찾은 요즘도 여행을 갈때 꼭 이책을 가지고 다니구요,

차안에서건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들하고 놀 때건 언제나 이책과 함께랍니다.

요즘은 제가 원래의 사물들 말고 따로 보아둔 것들을 문제로 내어서 여백에 써 놓는답니다.

원래 있던 것들을 다 찾았다면, 책 곳곳에 숨어 있는 새로운 것들을 여백에 적어놓고 아이에게 찾도록 해보는 것도 책을 잘 활용하는 방법인 거 같아요. ^^

제가 정해 놓은 것까지 다 찾으면, 이 지은이의 다른 책도 사서 보려구요. ^^

굳이 부모가 억지로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아도 이책은 자연스럽게 아이와 부모를 하나로 엮어주는 좋은 역할을 하네요.^^

아빠와 아이들의 관계가  소원한 가족에게 이책을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

저렴하지만, 정말 비싼 값어치를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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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책 (100쇄 기념판)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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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제목이 '돼지책'이라 해서...아마도 돼지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모양이다...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드랬다. - 그런데, 나중에 읽어보니 사람돼지(!)들을 주인공으로 쓰긴 썼다! ^^;; - 표지를 보면...어휴~~ 끔찍한 그림... 무표정한 엄마의 얼굴위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활짝 웃고 있는 뚱뚱한 아빠와 아이들의 얼굴이 층층이 쌓여(?) 있다. 제대로 말하면...엄마가 아빠와 두아들을 겹겹이 업고 있는 그림....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저 무거운 사람들을 모두 들쳐 업고 있는 걸까? 차라리 울거나 찡그린 얼굴이었다면 좋을텐데... 마치 인간이 아닌 기계인 듯...무표정하게 온가족을 들쳐업고 있는 엄마의 얼굴이... 왜 우리 엄마들의 얼굴에 겹쳐져 보이는 걸까.....ㅠㅠㅠㅠ 아무말 없이 집안일이며 직장일을 하던 엄마가 너무나 지친 나머지 어느날 '너희들은 모두 돼지야'라는 편지만을 달랑 남겨두고 집을 나간다....................

모든 집안일은 당연히 엄마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던..아니 어쩌면 집안일과 엄마의 존재가치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살았던 가족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히 엄마의 말처럼 돼지와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한 게 있어야 뭘 해볼 수가 있는 거지... 한동안 그렇게 살던 가족들은 드디어 엄마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하게 되고 스스로를 반성하며 엄마에게 진심으로 다가간다. 그래서 다시 엄마는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

이 책을 읽으며...뭐랄까...점점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꼈다고 해야하나..? '거저되는 살림도 아니고, 무작정 나가기만 한다고 해서 돈을 누가 그냥 주는 것도 아닌데...그 누구도 나의 힘겨움과 존재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이처럼 비참한 기분...아마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비단 엄마 뿐만 아니라, 가정내에서 그의 존재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마찬가지이리라...

가족이란 게...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들인지... 조금만 시선을 바로하고 마음을 열어 놓으면, 굳이 힘겨운 시간들을 겪지 않고서도 서로가 더욱더 사랑하고 이해하며 살 수 있을텐데.... 이세상 모든 걸 잃는다 해도, 내 곁에 나와 함께 할 가족만 있어준다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을텐데..

<돼지책>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온가족이 함께 읽어야 할...그리고 앞으로 '가족'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한 계속 읽혀져야 할 참 좋은 그림책이다. 많은 가족들이 이 책을 읽고... 그리고 나서 행여나 다음에 '돼지책- 그 후의 이야기' 뭐 이런 제목의 책이 나오게 된다면, 온가족 모두 활짝 웃으며 서로 꼭 끌어안고 있는 행복한 모습의 표지 그림이 나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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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몰리 뱅 글.그림, 이은화 옮김 / 케이유니버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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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아이의 책을 주문하면서 하는 걱정은, 과연 아이가 이책을 얼마나 좋아하고 재밌어 할까? 하는 건데... 그런 고민들을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책을 가끔 발견할 수 있어서 기분이 무척 좋을때가 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이 <쏘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이다.

겉표지에서부터 노랑과 빨강이 대조를 이루고, 쏘피의 화가 난 표정이 클로즈업 되어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아이의 얼굴이 이렇게 되었을까?'하는 의문을 스스로 품게 만들기도 한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아이가 책의 내용을 굳이 읽어보질 않아도 어떠한 분위기 인지 대강은 짐작을 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다는 이야기~ *^^* 아이가 글씨를 전혀 모르거나 혹은 잘 읽지 못하더라도 강한 색깔들로 등장인물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여 책장을 넘기는 아이의 손이 쏘피의 감정과 비슷하게 콩닥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림만으로도 아이가 내용을 읽을 수 있다면, 정말 이보다 더 좋은 그림책이 또 있을까..싶을 정도이다.

내용면에서 살펴보면, 쏘피가 화를 내게 된 경위와 집을 뛰쳐나가고, 자기만의 공간에서 스스로 감정을 다독이고 다시 사랑하는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까지... 너무나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지만, 작가는 여유있고 단순한 표현으로 내용을 전개해 나감으로 해서, 책을 읽으면서 아이 스스로 쏘피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또는 책을 읽어주는 이가 아이에게 쏘피의 기분을 잘 설명해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적 여유까지 제공해 주는 아량을 베풀어 주는 듯 하다.

엄마로서 이책을 몇번이고 읽고 또 읽으며, 새삼 '아..내 아이도 이렇게 화를 냈던 거구나, 이렇게 힘들었구나..'하는 걸 느꼈다. 또 한가지, 쏘피는 화가 나면 혼자서 다독일 시간과 공간이 주어졌지만... 과연 우리 아이에겐 그런 시간과 공간이 허락되어졌는지..다시한번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접하면서 자주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의 책은....어쩌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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