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전쟁 꿈터 어린이 48
이초아 지음, 최현묵 그림 / 꿈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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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 물품을 버리러 가는 날이면 매번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택배가 우리집에 왔었다구?’ 

스마트폰 터치 몇 번이면 온갖 물건을 다음 날, 심지어 그날 밤에 받아볼 수 있는 편리함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지만 그래도 이따금 생각한다. ‘이 물건을 배달하는 분들은 더운 날 많이 힘드실텐데, 제 때 쉬고 계실까?’ ‘배달을 시키면 쓰레기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 건 직접 나가서 사와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요 며칠 우리집 앞에 놓였던 다양한 택배 박스와 봉지들이 머릿속에 어른거렸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 인물들이 대개 그러하듯 <택배 전쟁> 속 인물들도 다 나름의 사정은 있다.

얄밉기만 했던 건우와 건우 엄마에게도, 잔소리가 한가득인 할아버지에게도, 퉁명스러워 보였던 경비 아저씨에게도, 엄마에게 떼를 쓰는 연호에게도, 또 그런 연호에게 어림도 없는 엄마까지도.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지만, 나와 우리 주변 이웃들에게 나름의 사정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타인의 사정을 알게 되었을 때, 조금 더 넉넉한 마음을 먹고 연대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는 특별하다. 가끔씩 뉴스에 훈훈히 들려오는 그런 이야기를 모두 칭송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귀중한 힘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읽는 이들에게 그런 용기의 씨앗이 한 알 심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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