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걱정 없이, 영어 - 바른독학영어 유진쌤의 10년간의 실험, 영어 학습 방법 총정리
피유진 지음 / 서사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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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영어공부를 하는 편은 아니다. 꾸준히 노력할만큼 내게 필요한 분야가 아닌 탓도 있다. 하지만 자녀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아이만큼은 나처럼 실패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욕심이 영어공부법에 욕심을 내는지도 모르겠다.

필요한 책을 구매하면서, 적립금 때문에 어떤 책을 사볼까 고르다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다. (알라딘에서 5만원 이상의 책을 구매하면 추가 적립금이 있는데, 이게 참 유혹적이다) 그에 따라 추가로 구매한 책은 저자 피유진 씨의 <오늘 하루도 걱정 없이, 영어>. 으레 그렇듯, 구매하기 전에 미리보기로 먼저 저자의 서문과 책사용법, 목차를 살펴본다. 10년간 저자가 학생들과 소통하며 영어공부법에 고민한 흔적을 느낄 수 있을만큼 자세한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어딘가 슬며시 따뜻한 느낌이 인다. 우리나라의 영어 공부는 일반적인 공부와는 너무도 다르고, 범위도 넓고 다양해서 어려운 하나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되었다. 그만큼 온 국민이 영어공부에 열을 내면서도,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영어회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것은 참 우습고도 안타까운 현상이다.

이 책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목차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 주제별로 다시 묶어보았다. 그에 따라 순서는 실제 책과는 약간 다르다.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개인적인 희망사항으로는 주제별로 분류해줬더라면 더 쉽게 읽혔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책 사용법에 적힌 저자의 말대로 일단 한번 읽어본 후, 본인이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기를 권장한다.


1. 10년간의 기록 (학생들로부터 들은 영어공부에 관한 다양한 질의응답 26개-괄호안은 목차순 번호)
1) 마음가짐(20, 13, 23)
2) 영어공부에 관한 의구심(1,2,8,9,10,12,14,24)
3) 단어공부(11,21)
4) 패턴(7)
5) 문법(15,18,19)
6) 팝송,드라마,영화 공부법(25,26)
7) 영어목적별 공부(3,4,5,6,16,17,22)

2. 저자만의 영어학습방법 총정리
1) 읽기(원서와 오디오북, 직독직해방법과 속독, 영어작문과 영어일기쓰기, 필사,잡지, 영어신문, 뉴스)
2) 쉐도잉 (드라마, 영어 스크립트 특훈, 테드 강의)
3) 영어단어
4) 영어발음
5) 영어문법
6) 영어사전, 영영사전
7) 영어말하기

​3. 저자의 개인적인 영어공부 일화


이 책은 저자가 10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안 저자 또한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정리한 것들을 분야별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무작정 듣거나 외우는 방식이 아니라, 영역별로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 방법들은 설득력있게 읽힌다. 물론 알파벳부터 외우기 시작하는 쌩초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책은 아니고, 영어공부는 해봤지만 공부의 방향을 정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책의 두께만큼 영어공부 방법도 분야별로 다양하게 서술되어 있지만, 사실 영어공부법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공부법은 다양하고, 저자가 정리한 QnA처럼 목적이나 대상 및 수준에 따라서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 책도 맘에 들지 어떨지는 모르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원서읽기에 중점을 두고 읽었는데, 원서고르기 팁이라던가, 수준별 추천도서, 오디오북 활용 등을 읽으면서 공부의 영역을 하나의 수단에 한정짓지 말고 거미줄처럼 퍼져나가도록 자신의 공부방법을 넓혀나가는 방식으로 적용해볼까 생각하게 되었다. (경제적 사정이 허락하는 한 말이다.)

그래, 영어공부를 한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시중에 나온 영어책들을 보고 있으면 어떤 흐름 같은 것이 존재한다. 마치 패션에 대한 유행처럼 나타났다 스러지지 않았던가. 그 흐름에 따라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다 보면 세월만 흘러갈지도 모른다. (물론 그중에서 성공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겠지만) 또 앞으로 어떤 영어공부법이 나올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정말이지, 공부는 하면 할수록 끝이 없는 건 사실이지 싶다.

중요한 건 하나라도 제대로 꾸준히 정진해내가는 것이다. 이건 영어공부가 아니라, 공부든 일이든 살아나가는 것이든 온갖 것들에 대하여 적용되는 기준점이라 생각한다.

영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자녀가 있다면 한번쯤은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영어를 포기한 사람이 있다면 그분께도 한번쯤 이런 책도 있다고, 당신도 힘을 내시길, 하고 선물해보고 싶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직하고 꾸준한 노력만이 소용 있을 뿐입니다. 극적인 일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만큼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번의 기회보다는 사소하고 꾸준한 노력이 현재를 조금씩 바꿉니다.
그러니 동기를 부여할 방법을 찾기보다는 행동을 먼저 해보세요.
행동 뒤에 동기가 따라오기도 합니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까지 계속 기다린다면,
그 순간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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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미학 공부 - 나만의 ‘미적 감각’과 ‘예술 감성’을 키워주는 일주일의 미학 수업
허루이린 지음, 정호운 옮김 / 오아시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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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느끼는 쾌감의 일종이라고도 볼 수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곤 했다. 왜 나는 저것에 대하여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인가? 좋아하는 그림을 보고, 글을 읽고, 음악을 들을 때, 결론적으로 좋아하는 무언가를 마주할 때마다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다들 그러하지 않을까? 그런 일련의 쾌감을 느끼는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틀이 잡혀간다.

미란 무엇인가. 저자 허루이린이 지은 <처음 시작하는 미학 공부>에서는 영화 <500일의 썸머>를 예시로 시작한다. 썸머는 자신의 아름다움 때문에 다른 이들보다 우선적인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미를 추구하고 있고, 또한 일상생활 속에서도 미가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들 중 누군가는 이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즉, 미학에 대한 사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미학을 처음 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책 <처음 시작하는 미학공부>의 구조는 아래와 같다.
1. 미, 미감, 그리고 미학의 정의, 미학공부의 이유
2. 고대, 중세, 근대, 현대, 후현대미학사
3. 미적경험과 형식
4. 창조와 모방
5. 미학의 응용과 실천

참고로, 미학의 개념은 1735년 바움가르텐의 <시에 관한 몇 가지 철학적 성찰>에서 시작되어, 1750년 자신의 저서 <미학>을 출간함으로써 완성된다.

이 책의 저자 허루이린이 말하는 미학의 주요논제 6가지는 미, 예술, 미적경험, 창조, 모방, 형식이다. 미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첫째, 미와 감각에 대한 개념 인식 및 의문점을 가지는 것이고, 둘째, 이 인식이 어떻게 변천되어 왔는가를 따져보고 나서, 셋째, 인간의 인식에 대한 차이점들을 공부하는 과정순으로 이루어진다. 그 후 마지막으로는 자신이 배운 과정을 일상 속에서 적응시켜보는 활동으로 마무리된다.

사실 이 책 한권의 구조는 위에 기재한 것처럼 간단하고, 일주일이면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스케쥴이 제시되어 있지만 막상 책을 읽으려고 펼쳐보면, 미학사 속 개념 하나하나부터 걸리기 시작하는데 정말 초보자라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나 또한 미학 전공자도 아닐 뿐더러 그저 미학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려고 하는 일상인에 가까운 수준이다.

드넒은 미학사의 강을 건너고나면, 그나마 수월한 편이다. 미학의 일반적인 개념에 대해 설명해놓은 점이 철학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 사고에 대한 접근은 친절한 안내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물론 이 책 정도면 정말 친절한 편이다. 어떤 서적들은 전문용어만 남발할 뿐, 접근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게 대부분 아닌가. 요즘에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있는 책은 여전히 용어와의 싸움이 필요해보인다. 응당한 대가를 얻으려면 당연하다고 말한다면 할 수 없지만. (쉽고도 깊이 있는 책은 정말 없는 걸까)

그리고 한 챕터씩 끝나면 저자만의 요약이 한번 더 등장하고, 추천도서 및 영화가 있는 점이 매우 좋다. 추천 영화들은 거의 본 것들이지만, 또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기준점이나 프레임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모든 것은 달라지게 마련이니까. 미학사는 특히 많은 철학자들이 등장하므로, 자신만의 요약을 해나가면서 보는 편이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제시한 중국인다운 문구, 수파리(守破離)개념이 참 와닿기에 써둔다.
p243 끊임없이 모방하고(수), 정해진 틀과 관습을 깨트리며(파), 마침내 자기만의 양식을 확립(리)하는 것이다.

미학을 공부하고 나면 우리는 미학모드를 작동시키고
미학안경을 쓴 후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
미감은 그 어떤 특별한 기능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타고난 능력이지만
미학모드‘는 미학을 공부하고 미학이라는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실행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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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 - 온전히 나를 위한 어른의 공부
와다 히데키 지음,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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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본업을 유지하면서 취미생활로 글쓰기나 다른 공부를 하는 건 내게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체력적으로 지치는 것도 있거니와, 여자로서 느끼는 육아의 고충, 그리 호락호락하지많은 직장생활 및 사내 인간관계, 내 늙어가는? 두뇌가 느끼는 한계감 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체력이라는 것을 깨달은 건 불과 며칠 전이다. 지금은 재활 중이고, 아직은 운동을 시작하기에는 힘든 몸상태라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그리고 먼저 읽고 싶은 책들을 읽기로 결심했다. 앞으로의 리뷰 또한 주제는 랜덤이라는 점을 감안하기를 바란다.

내 서재에서 이번에 집어든 책은 <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라는 책이다. 와다 히데키라는 일본인 의사가 썼는데, 영화감독이라고도 해서 찾아보니 실제로 호평이 있는 작품이 있는 걸 보고, 그닥 형편없는 책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법에 관한 책은 정말 많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챕터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목차, 제목에서부터 마흔이라고 타깃을 잡은 것부터 흔히 말하는 입시나 자격증 공부는 아닐 것 같다는 느낌, 혼자, 라는 문구 또한 독학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사 둔 책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일단 내가 나름대로 파악한 이 책의 구조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왜 어른의 공부는 효과적인가
2) 공부, 과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3)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체크할 점
4) 분야별 공부법: 역사, 경제, 심리학, 와인, 영어공부법
5) 시간 사용 및 관리법
6) 독서법
7) 결국은 아웃풋: 글쓰기, 말하기​

직장인이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공부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유부터 첫번째 이야기는 시작된다. 공부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점, 어른이 되었을 때 시작하는 공부의 장점으로는 암기나 강의 위주인 학창시절보다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고, 시간이나 돈에 제약되지 않고 본인 사정에 맞춰서 공부가 가능한데다, 또한 젊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한다.

두번째로 공부를 한다면 과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물론 자신의 업무과 관련된 것이라면 더욱더 좋지만, 일단은 쉽고 재미있는 것, 그리고 오래 할 수 있겠다 하는 분야부터 시작해보라고 말하고 있다. 공부하는 습관을 더 수월하게 자신의 몸에 길들일 수 있도록, 운동으로 보면 일종의 몸풀기 훈련처럼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평소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불만이나 의문이 있던 분야도 좋고, 스승을 선택할 때 고려사항, 공부용으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별도의 컴퓨터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제안으로 보인다.

세번째로는 공부하기 전에 체크할 점을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지식만을 얻는 것이 목표가 아니며, 남과 다른 관점을 가져본다던가, 매체가 전달하는 정보는 과연 믿을만한 것인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의 중요성 등에 대하여 저자 자신이 평소에 느꼈던 점들을 일화를 섞어서 설명하는 점이 설득력있게 읽힌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핵심은 아마 네번째부터 말하는 분야별 공부법, 시간관리법, 독서법, 아웃풋에 관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내가 쓰는 리뷰의 제한된 특성상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지만, 저자가 평소에 공부하면서 적용하고 있던 습관이나 방법들을 오밀조밀하게 설명하는 점들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책 한권에 깊고 방대한 내용을 다 담기에는 부족하다고 볼 수 있지만, 나름대로 요약된 저자 자신만의 이런저런 노하우를 읽는 것은 내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일본인 특유의 문체나 사고방식을 크게 거슬리지 않게 생각하는 독자라면 이런 관점의 공부법이나 독서법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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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스킬 - 명쾌하고 생각하고 정리하고 말하는 방법
복주환 지음 / 천그루숲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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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사고로 인하여 내 인생을 뒤돌아보던 중,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일단 사놓은 책을 읽어보자, 였다. 집으로 돌아와 내 방 정리를 하면서 서재를 돌아보니, 지금이라면 사지 않았을테지만 분명 그때 당시에는 어떤 계기로 구매한 한번도 읽지 않은 책들이 많이 있었다. 하나씩 읽어나가보기로 했다. 

그 중 가장 먼저 시작한 책은 복주환씨의 생각정리스킬. 지금의 난 지금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지금의 내 상태를 만든 건 내 자신이고, 따져 들어가보면 지금의 나를 만든 건 평소 내가 하던 생각들인지도 모른다.

목차순으로 요약을 해보면

1) 생각정리의 필요성

2) 생각정리를 잘하기 위한 방법

3) 생각정리, 기획, 독서, 스피치, 인생정리 순으로 설명

생각정리가 왜 필요한가. 일단 이 정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은 항상 뭔가 복잡하고, 어떤 일이 발생하면 평소의 프로세스가 없기 때문에 우왕좌왕하여 업무속도가 떨어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정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왜 못하지는지부터 찾아야 한다고 한다. 머릿속 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더러, 생각정리도구나 원리를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단 이 생각들을 메모나 손을 활용하여 시각화하고, 여러가지 도구나 원리(발산에서 수렴)를 이용하여 생각을 정리해나가는 원리를 먼저 천천히 일러준다. 

그다음 생각정리도구들 3가지(만다라트, 마인드맵, 3의 로직트리)에 대한 설명은 생각보다 내 생각정리에 도움이 되는 도구들은 아니었다. 이런 도구들이 있구나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이러한 기본개념을 적용해서 자기만의 정리도구를 만들어나가는 편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후로는 개인적으로 인생정리스킬과 독서에 대한 부분을 가장 먼저 읽었는데, 간단한 내용 같으면서도 내 자신의 삶을 다듬어가는 방법에 많은 참고가 되었다. 알고 하지 않는 것과 모르고 하지 못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자세한 내용은 비용을 지불하는 자에게 있다! 기획편과 스피치편은 아직 내 삶에 적용시켜볼만한 계기가 아직 안되어 나중으로 미뤘다.

삶을 바꾸고 싶은 욕망때문인지 이런 책들을 많이 읽게 되는 편인데, 작가가 제시한 방법들을 그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 나름대로의 기준점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으로도 족하다 싶다. 저자의 명쾌한 설명 덕에 유쾌한 독서시간을 가졌다. 또 다음 책에 여기서 배웠던 스킬들을 써먹어보고자 한다. 나도 또한 어떤 스킬을 누군가에게 전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볼까 한다.

p.55 생각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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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손보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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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서로의 감정을 주고 받는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언제나 완전히 평등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조금은 불균등하고도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통해 누군가는 조금 더 듣고, 누군가는 조금 더 말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순도 백퍼센트 서로 그러한 성향이라고 한다면 상관없겠지만, 거의 대부분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므로.

 

​​그나마 그런 우려가 적은 것은 드라마,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대사나 문장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어떤 갈증의 해소를 위해 소설을 읽고, TV나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신이 말하는 순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위하여 이야기를 한다. 무단침입한 고양이처럼 사소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모든 것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그것을 겪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만, 모든 이야기에는 어떤 힘이 존재하고 있을 뿐더러 또한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무언가를, 특히 어떤 감정을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산책 중에 등장하는 딸이나 임시교사인 P부인을 바라보는 부부의 시선처럼 모든 것들은 (그것이 의도적이든 반의도적이든) 왜곡되어 전달된다. <산책> 편에서 딸에게 자신의 아버지는 남편처럼 위선을 말하는 자이다. 진실은 한 개인의 경험에 프레임에 갖힌 채 해석되고, 아버지의 입장을 아는 것은 작가나 독자들 뿐이다. <임시교사> P부인의 경우에도 자신의 형제뿐만 아니라, 자신이 맡은 한 부부의 아이, 그 부부의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도 성실하게 맡은 바 역할을 다해왔다. 그녀가 잘못한 것이라곤 정식교사가 되지 못한 것 정도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그녀의 한마디 참견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저 불쌍한 여자의 넋두리로 해석하고, 아쉬울 때면 P부인에게 부탁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부부의 프레임 안의 P부인은 임시로 머무는 보모일 뿐이다. 물론 P부인은 타인으로서 역할의 한계를 인지하고 다시금 자신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사는 건 그런 거라고, 엉킨 끈이 풀어지듯이 잘못된 일들이 고쳐질 거라고. 그렇게 모든 것을 덮어둔 채로, 딸도 P부인도 모두 잠에 빠져든다. 마치 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이런저런 이야기 속에 균등히 존재하는 것은 시간이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시간은 어디에서나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허구 속 그들에게도 시간은 흐른다. 사실상 별 의미도 없었던 호텔 <초이선>은 부재의 순간에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 관심을 이용하여 이득을 얻고자 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생겨난다. 아무 일 없을 때는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 시나리오 작가였던 그의 인생 또한 초이선 방화 사건과 얽힌 영화배우의 연설문 작성 대리 업무에서 무언가가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호텔은 연장 대신 새로운 다른 문명인 대관람차로 대체된다. 그동안 그의 인생도 변한다. 그의 아이도 아내도, 그 여배우도 모든 것들과 함께 운명 속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고귀한 혈통 속 패리스 싱어>의 간략한 일대기에도 시간의 흐름은 균일하게 녹여져 있다. 강인했던 것 같은 어머니의 이사벨라를 비롯한 모든 것들은 나타났다 사라지고, 아이들은 탄생하고 죽는다. 살아있는 동안 누구나 명예, , 인기 등을 누리고 싶어하고,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누구는 그런 것들을 향유하고, 누구는 그 근처에도 가보지도 못한 채 죽는다. 이런 일대기들을 읽다보면 어쩌면 인생 자체는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에 대한 최고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한다. 모든 일이 닥쳐와도 결국은 흐르게 마련이라는 다소 심심한 결론을 내려본다.

 

<몬순> 속 발레리나였던 그녀의 이야기, 그리고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기억들에 대한 작가만의 독특한 구성이 재미있다. 기억이라는 것은 약간 개인적인 구석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신혼여행에서 몬순을 맞이하는 순간, 신혼부부인 그들의 관계는 약간 변화됨을 엿볼 수 있다. 몬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계절풍 때문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신혼부부인 그들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선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남편의 반응과 함께 신부였던 그녀가 기대하던 반응 같은 것은 기다리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남편의 반문에 어떤 감정이 섞여 있는지 생각조차 못한 채, 앞으로 어떤 생활을 영위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만 그녀는 생각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에 남은 울음의 불안은 어쩌면 전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죽은 사람()의 경우에도 각자의 기억만이 남아서 떠돌게 되는데, 결국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었음을 그는 깨닫는다. 기억을 잊고 있었던 그 자신은 그녀로 인해 현실을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기억에 관한 한, 개인적이지만 결국은 또한 어떤 관계를 이어나가는 구실이 되는 매개체가 되는 셈이다.

이제까지의 이야기들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느껴졌다면, 소설집의 마지막인 <고양이의 보은-눈물의 씨앗> 편은 작가가 직접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또다른 세계의 나 혹은 과거의 내게 좀 더 위로를 해주고 싶어졌다.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내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을까. 현재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내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지금 겪고 무슨 일을 겪더라도 괜찮으니까, 앞을 보면서 좀 더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라고 하고 싶다. 어쩌면 미래의 나도 현재의 내게 그런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소설책을 덮는 순간, 눈물은 원래 따뜻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코 나약한 자가 흘리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힘과 용기를 주는 뭔가라는 것. 그녀를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을 이야기하는 것 속에서 어쩌면 스스로 겪어왔던 터널의 시간의 조각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그 과정을 통해서 흘려왔던 이 세계의 보이지 않는 수많은 눈물들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어쩌면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다들 그렇게 눈물을 흘려왔던 걸지도 모른다. 아무도 보이지 않은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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