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떤 뺑덕어멈 - 김소진 두번째 소설집
김소진 지음 / 솔출판사 / 1995년 1월
평점 :
절판


아들은 아버지를 이해할수 없다. 아니 증오하지 않을수 없다. 아버지는 언제나 나약하고 철이 없으며 이기적이다. 그러한 단점들의 고통을 결국은 어머니가 자기 자신이 견뎌야 했기에 아들은 아버지와 한편이 될수 없다. 그러는 순간, 아버지를 증오하는 순간순간... 그것이 '핏줄'이라는 것을 느낀다. 미움도 사랑없이 이루어 질수 없다는 말처럼 아들의 깊은 증오의 이면에는 분명 아버지에 대한 갈망이나 욕구가 가득함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무능력한 아버지는 더욱더 무능력하게 변해간다. 이제는 자신이 미워할 여지도 없는것 같다. 성적으로 무능력 해진 아버지는 인생의 가장 근본적 욕구마저 해결하지 못하는 폐물같이 느껴진다. 아버지의 바람기에 증오를 덧입혔던 아들은 아버지에게 고아떤 뺑덕어멈과 함께할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 준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칼한 일인가? 아버지에 대한 용서일까? 아니면 체념? 그것을 무엇이라고 이름짓던 간에 아버지는 아버지이고 그는 아들임이 드러날 뿐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그 상투적인 말이 정답으로 여겨진다. 알수없는 끈으로 이어진 그들은 부자라는 이름을 가진다. 본능적 욕구 해결로 확인된 본능적 사랑을 가진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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