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풍수 - 도시, 집, 사람을 위한 명당이야기
최창조 지음 / 판미동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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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풍수 열풍이다. 한순간 몰고 지나가는 소나기 같은 바람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북서풍과 같은 계절풍이다. 대한민국은 언제부터 이런 바람이 불었을까. 오랫동안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처음 풍수지리는 사기행각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 아이가 재판관에게 찾아가 자신의 조상이 땅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땅을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그 말을 들은 재판관이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냐고 묻자, 아이는 자신의 조상은 대장장이였는데 잠시 이웃마을에 간사이에 남이 와서 빼앗을 것이니 땅을 파보면 알것이요라고 대답했다. 그말을 들은 재판관은 땅을 파보았고 숫돌과 숯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당시 숫돌과 숯은 대장장이들이 사용하는 도구였다. 이 것을 본 재판관은 이 땅이 대장장이의 땅이라 생각하고 아이에게 땅을 주었다. 이 사실을 안 왕이 훗날 그 아이의 재능을 알아보고 관리로 임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이 이야기가 풍수지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나 또한 처음 듣고는 오랫동안 생각했는데, 좋은 땅을 보고 그것을 빼앗은 것이 풍수지리와 관련되있다는 것이였다.

오늘날에도 풍수지리는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풍수지리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은 죽음이다. 묘자리 선택은 예나 지금이나 풍수지리를 신경쓰게되는 일이다. 묘자리에 따라 후손의 앞날이 달라진다는 논문까지 발표될 정도이니 그 믿음이 어느정도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것이다. 묘자리는 TV 공포이야기의 단골 주제가 되기도 하지 않는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에게 풍수지리가 크게 작용되는 것을 보아. 풍수지리는 사람들간의 믿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인구의 대부분이 도시에 사는 오늘날에도 풍수지리가 먹힐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오늘날의 풍수지리는 옛날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오늘날 명당이란 어떤 곳일까?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다. 지하철 역이 가까이 있는 곳, 그 역이 환승역이라면 더욱 좋다. 경치가 좋은 곳, 뒤로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강이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옛날과 오늘날의 풍수지리가 다른 이유는 풍수지리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본래 티라노 사우르스가 뛰어다니고, 양서류들이 득실 거리던 자연의 땅이였다. 이런 자연의 땅에 애초부터 풍수지리란 존재할 수가 없다. 세상이 말하는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땅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편안한 장소일 뿐이다. 한양, 서울이 오랜 기간동안 명당이 될 수 있었던것은 인프라 구축이 잘 되어있어 생활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외적의 침입에도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평화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짧게 말해, 사람들이 말하는 명당자리에 연연하는 것은 어리석을 일이다. 자기 자신에게 꼭 맞는 장소가 바로 명당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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