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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끝가지 읽으면서 단한가지 흠이 잡히지 않았다면 마지막 해설부분의 나름대로 일본을 잘 분석한 책이란것에 전적으로 동의할수 있을것 같다. 일본인들의 그 엄청난 추진력이라든지 극단적 단결력등, 그 행동의 문화적 배경을 서양인의 입장에서 그 정도 밝혔다면 이 `나름대로`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상 반박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나는 도대체 이 저자의 `효`에 관한 생각인 인정은 커녕 면박을 주고싶은 마음을 금할길이 없었다. 그 `효`란 부분이 나오기 전부터 `온``온`거리며 사람사이의 관계를 완전 금전적 경제관계로 보는 태도도 싫었지만-저자는 그런 모습을 일본만이 아닌 동양의 모습으로 보며 은근히 멸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막상 `효`에 접어들어 `효`란 부모님에게 받은 만큼은 꼭 갚아야 하기때문에 어쩔수 없이 해야만 하는것이라는 것을 설명할때는 하마트면 책을 덮을뻔 했다.
이 부분 역시 저자는 일본뿐만이 아닌 동양의 한 면모인듯 은근히 비추어 내며 그렇지 않은 미국은 대단한 나라라는 것을 뻐기고 있어 보였다. 동양이 그렇듯 아니든 또는 미국이 대단한 나라이든간에 한 나라의 - 비록 난 일본은 좋아하지는 않지만- `효`에 관한 생각을 그렇게 기계적으로 본다는것은 `이 사람 인간맞어?`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충분했다.
그 `효`부분은 나에게서는 옥의 티라고 하고 싶다. 그 부분만 없었다면 `음. 나름대로 일본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되었네.`라는 자기만족의 발언을 했겠지만 그 옥의 티 때문에 차마 저자에 대한 경멸의 생각을 떨쳐 버릴수 없다.
나름대로는 물론 서양인이라는 한계적 조건속의 나름대로는 공을 세운 책이라 하고 싶다. 하지만 미국이 최강이라는 사고에 잡혀 있으면서 쓴 책이 과연 너무나 객관적이다라는 찬사까지 받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도 든다.(물론 `인텔리`들이 객관적이라고 했으면 객관적이다. 하찮은 지식실조 서민들은 거기에 이의를 제시할 마이크가 없다.) 그리고 그 `효`에 대해 서술했던 지극히 버쩍 마른투의 서술은 나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 책을 덮으며 다른사람에게 과연 이 책을 읽어라고 권하겠는지 의문이 든다. 시일이 지나면 권하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당분간은 `금서`일것 같다. 원래는 서평은 적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감정적으로 나올것 같아) 도저히 내 마음속의 응어리로 남아있는부분은 흥분의 더듬병속에서 거칠게 나타나더라도 세상속으로 드러내 보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