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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싱턴의 유령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1997년 10월
평점 :
절판
이제까지 보아 왔던 하루키의 단편집중 최고를 뽑으라면 난 여지없이 이 책을 꼽고 싶다. 하루키의 모든 단편을 섭렵하지는 못하였지만 적어도 내가 보아왔던 단편집보다는 훨씬 강렬한 인상을 안겨 주었다.
이번 책의 주 테마는 `상실`이다. 이미 상실의 시대에서 `상실`에 관한 약간의 마름질은 보았지만 난 이책에서의 말못할 그리고 대안없는 오로지 상실감만을 크게 느꼈다. 정말이지 맘에 드는 책이다. 대안없는 상실을 안겨주지만 그렇다고 독자들에게 절대적인 상실만을 남겨주진 않는다. 오히려 상대적, 추상적인 의미의 상실을 안겨줌을써 현생활에의 깊은 성찰과 활력을 안겨 주었다.
여러편의 단편이 실려 있지만 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 단편은 가장 짧기도 하였던 `녹색짐승`이다. 글이 짧은 만큼 하루키는 독자에게 아주 강렬한 무엇인가를 호소한다. 언제인가 `녹색짐승`만으로 나만의 글을 썼던적이 있는데 그 분량이 상당했다. 그만큼 녹색짐승은 많은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것에 대해 언급하려면 이런 텍스트로 전하는 매체로써는 시간이 부족함을 느낄 정도이니.....
가끔..아니 종종 하루키의 팬중에서는 이 `렉싱턴의 유령`을 졸작(졸작까지로 치부하지는 않지만 약간의 과장과 더불어)으로 내모는 경우를 보았다. 하지만 난 하루키 팬으로써 오히려 이책이 다른 책들보다 더욱 많은 생각과 감상을 안겨준다고 여기며 최고의 단편집으로 꼽는데 일말의 주저가 없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