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1982년은 국내에 프로야구가 처음으로 탄생한 날이다. OB, 삼성, 해태, MBC, 롯데, 삼미, 이렇게 총 6개팀으로 한국 프로야구는 시작되었다. 그 중에 삼미는 유난히 눈에 띄는, 아니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는 팀이었다. 82년 후기리그성적 5승 35패, 승률 0.125의 엽기적인 성적을 내버린 것이다. 다음해 83년 2위을 했었지만, 우리의 삼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84년 16연패, 85년 18연패라는 금자탑과 더불어 화려한 절정기를 꽃피우게 된다.


그 당시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이었던 저자는 삼미의 기억들을 뒤로 한 채 소위 말하는 일류대에 들어가게 된다. 아마도 삼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그의 삶은 아침이면 학교를 가고, 리포트를 내라면 내고, 출석을 부르면 대답을 하고, 시험을 치라면 치는 반복적인 나날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마침내 졸업을 한다. 그 무렵 국내최대의 대기업에 입사를 하고, 착한 아내와 결혼까지 하는 탄탄대로의 길을 걷게 된다.


그 당시 유행했던 ‘가정을 버려야 직장에서 살아남는다’는 비즈니스 서적의 제목처럼 그는 직장에서의 지난 4년간 새벽 5시에 집을 나와, 거의 자정 무렵이나, 자정을 넘겨 집으로 돌아 올 정도로 열심히 했지만, 그에게 되돌아온 결과는 이혼과 실직이었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남들과 똑같이 살지 말고, 자신의 걸어온 길들을 뒤돌아 볼 줄 아는 여유를 갖으라고 말하는 듯 하다. 우리는 1등만이 대접받고, 인정받는 분위기 속에 살고 있다. 투 스트라익 쓰리 볼이라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IMF 라는 상황 속에 실직한 후의 저자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보기 좋게 아웃을 당하고, 더 이상 자신이 있을 자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상황 속에 한줄기 빛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결성이었고, 이를 통해 마음의 치유를 얻게 된다.


1등, 일류만이 마치 다 인냥 치부하는 많은 이들은 삶 속에서 무기력함과 답답함을 호소한다. 연이은 대기업 사장의 자살 또한 이와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 저자처럼 그 탈출구를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웃인줄만 알았던 그에게 친구 조성훈은 말한다. “그건 포 볼이라고 1루도 진루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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