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네 야채가게
김영한.이영석 지음 / 거름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현재 신용불량자 400만, 청년실업 40만, 빈곤층 450만, 이 수치만 보더라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돌파구를 찾아낸 이가 있었다. 바로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인 이영석씨다. 이 책은 빈털터리였던 그가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대학시절 전공은 레크레이션이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기획사에 입사하여 즐겁게 일을 하였지만, 회사 선배의 부정직한 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그 때 그의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은 딱 하나였다. ‘즐겁고 정직한 일은 없을까?’


우연한 기회로 한강 둔치에서 오징어 행상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무보수로 일을 배우게 된다. 힘들고 고됐지만, 즐거움이 있었기에 이 일을 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1년 후 독립해서 트럭 한대로 야채장사를 하기 시작했다. 쉽진 않았지만, 바나나를 팔 때 원숭이를 보여주거나, 트럭을 점포처럼 이용한 그의 신선한 아이디어로 인해, 장사는 날로날로 번창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품질 좋은 야채와 과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새벽 3시에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품질 좋은 과일을 고르기 위해 여러 도매점을 돌아다니며 과일상자를 뒤집어 까고 과일을 자르거나, 수박을 자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로 인해 뭇매를 맞은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총각 사장을 알아보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일을 하였던 그는 18평 작은 점포에서 만들어 낸 대한민국 평당 최고 매출액의 신화을 이루었으며, 7개의 점포를 갖게 된다. ‘백만장자가 된 야채가게 총각 사장’이라는 타이틀 또한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신화를 이루어 낸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하나만 꼽자면 그건 손님들과 관계성을 맺었다는 것이다. 최고의 과일만 가져온다는 신뢰성을 준 것은 물론이고, 총각네 직원들이 손님을 친누이처럼 어머니처럼 여기고 대했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총각네 직원들은 저마다 2백 명 가량의 단골손님을 가지고 있으며, 동네 할머니가 아프시면, 빨리 쾌유하라고 자비로 과일을 갖다 주기도 하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다 상술이라고 애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알겠지만, 이런 일이 마음에서 우러나왔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야말로 제로섬이론이 아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 할 수 있다.      


“내 이웃의 얼굴을 아십니까?“라는 말이 떠오른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사건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더 큰 피해가 일어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신뢰를 주는 ‘관계성’을 통해 이 어려운 시대를 헤쳐 나간다면 결코,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확신한다.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정한 사장이 한줄기 빛을 보여줬던 것처럼 우리들 서로서로가 빛이 되어주는 밝은 세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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