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샤라 휠러와 키스했다
케이시 매퀴스턴 지음, 백지선 옮김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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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본 표지 중에 가장 강렬하다.
표지만 봐도 미국 작가일 거란 느낌이 든다. 색감이나 디자인에서 미국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제목에 있는 이름을 본 후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눈길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

이토록 강렬한 표지에는,
핑크 핑크 한 입술을 가진 금발 여성의 도발적인 눈빛과
얼굴을 반쯤 가린 선명한 분홍빛 카드에 눈빛보다 도발적인 문구가 적혀있다.

[I Kissed Shara 나는 샤라 휠러와 키스했다]

작가를 소개하는 글이 흥미롭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독특한' 로맨스 작가이자
성격이 나쁘고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자주 쓰며 해리포터 시리즈의 광팬.
그녀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ADHD가 있는 괴짜 작가라고 소개한다고 한다.
자신의 반려견 푸들 페퍼에게 이 책을 바치는 작가. 아니 연인의 이름도 페퍼일까. 아리송.

이 짧은 소개 글에서도 느껴지는 자유분방함과 솔직함 그리고 당돌함이 이 소설에도 담겼다. 반전의 반전 같은 꼬임은 없다. 복잡하고 어려운 인간의 심리묘사 같은 것도 없다.
그래서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표지의 주인공인 샤라 휠러가 졸업을 한 달 앞둔 졸업파티에서 사라진다. 샤라는 사라지기 전에 주인공에게 갑자기 키스를 했고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남겼다.
키스의 이유를 묻기 위해 인공이 샤라를 나서며 만나는 사람과 그들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상황들, 단서를 풀어가며 샤라 찾기. 그게 이 소설의 내용이다.

다만, 고등학생, 졸업 무도회, 금발의 퀸카, 우등생, 쿼터백, 아웃사이더 그리고 키스. 키워드만 늘어놓아도 할리우드 영화의 한 편이 뚝딱 떠오르는데 그 안에 미스터리와 성소수자라는 키워드까지 녹여냈다. 고등학생들의 풋풋하고 서툰 사랑이라는 뻔한 이야기이긴 한데 주인공에게 엄마가 2명이 있다거나 주인공이 자신이 양성애자라고 말하거나 가까운 주변인들이 거의 성소수자라는 등의 생소한 상황들 말이다.
특히 유교의 나라인 대한민국에서는 좀처럼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더욱 생소하고 낯선 부분이다.

하지만 이상하다.
누군가에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이야기들일 텐데도 굉장히 잘 읽힌다.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 같은 것 없이 가볍고 발랄하게 쓰인 소설이라 읽는 사람 또한 가볍게 접근할 수 있고 개인적인 잣대를 들이밀며 괜히 진지해질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시원시원하고 군더더기 없는 표현들로 인해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네!라며 유치하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결국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해.라는 미국 특유의 교훈(?)도 이제 막 성인이 되는 주인공을 빌어 이야기해서 그런가 그렇지.라고 맞장구치게 된다.

미드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 고등학교의 분위기를 대략 알 수 있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영상을 글로 옮겨놓은 것처럼 모든 장면을 쉽게 상상해 볼 수 있으니까.

머릿속에 모든 장면이 그려지니 책을 읽기 시작한 뒤로 그 자리에서 금세 반 이상을 읽었다. 신세대 문학이고 가벼운 로맨스 소설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왜 베스트셀러가 됐는지 알 듯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한 부분이 없다. 필력이 상당하다.

재미있다.
오랜만에, 제목과 표지 그대로의 귀엽고도 발랄한 책을 만났다.


**아마 눈치 빠른 독자들이라면 알 수 있었을 텐데 ㅎㅎ 영화화가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해리포터]를 닮은 미스터리 로맨스라는 책 소개는 옳지 않다! 이 이야기는 마법 세상이 아닌,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고 미스터리..라고 까지는 조금..

아, [해리포터]를 닮긴 닮았는데. 똑똑하지만 무뚝뚝한 여학생과 교내에서 유명한 남학생 그리고 학업에 관심없는 말썽쟁이. 이 셋이 의외의 사건으로 뭉치는 거랄까..?! 그러네?!?!

** 권력자이자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부패하는 건 아닌데 교장의 부정부패가 왜 이리 자연스러운지 모르겠다. 따흑

** 번역 이상한 부분들이 있음!

- "...콩나물을 콕콕 찌르고 있는 또 한 번은... " -> 콤마를 찍어서 찌르고 "있는, 또 한 번은"으로 바꿔야 하고,

- "...클로이가 들고 있었다. 시집을 보더니, ..." -> 이어지는 문장이니 "클로이가 들고 있던 시집을 보더니" 가 맞을 듯 하다.

- "...샤라의 머릿속을 맴돈 샤라는..." -> "클로이" 인데 샤라로 오타난 듯


※ 위의 글은 컬처블룸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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