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 700만 년의 역사가 알려주는 궁극의 식사
NHK 스페셜 <식의 기원> 취재팀 지음, 조윤주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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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탄생, 인류의 진화, 지구의 시작, 고대 문명, 우주의 끝을 찾아서 등등등

이 아름다운 지구가 어떻게 생겨났고 그 지구 안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인류가 어떻게 생겨나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게 됐는지에 대한 다큐는 몇 변을 봐도 재미있다. 심심하면 찾아서 보곤 한다.

그중에서도 인류가 무엇을 언제부터 먹었는지, 어떻게 식문화가 퍼져 나갔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다.

먹는 것에 진심인 인류의 모습을 보면 투박해도 너무 감동적이다. 먹는 것에 진심인 나니까.

그 재미진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낸

[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책을 받아보니 띠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NHK 스페셜 다큐멘터리 5부작 <식의 기원>

음식은 어떻게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 되었는가?

그렇다. 이 책의 지은이가 바로 'NHK 스페셜 <식의 기원> 취재팀' 이다.

그들이 5부작으로 다루었던 다큐에 미처 담지 못했던 이야기까지 더해서 발간한 책이다.

다큐를 책으로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은 처음이라 이야기의 구성이 더욱 궁금했다.


책 제목만 읽으면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진화를 말하는 것 같지만

인류가 무엇을 먹으며 진화했는가!라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인류가 진화하며 먹어온 것들을 토대로 현인류(특히 일본인)의 이상적인 식사를 돌아보자. 이다. 흥미로워.

책도 다큐와 마찬가지로 5부로 구성되어 있다. 다큐와 같은 구성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궁금했던 질문들이 각 장의 소제목으로 소개된다. 제목만 읽어도 흥미를 유발하게끔 편집/구성이 좋다.

1장 밥은 우리 몸의 적군일까, 아군일까?

2장 소금이 없으면, 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까?

3장 지방이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게 사실일까?

4장 술, 왜 과음하게 되는 걸까?

5장 우리는 왜 끊임없이 맛있는 음식을 찾을까?



1장은 탄수화물에 관한 이야기다. 가장 궁금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일본도 최근 탄수화물을 줄이면서 하는 다이어트가 유행이고 일명 '구석기 식단'이라고 하는 고기 위주의 식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식단이 유행한 지 꽤 되었고 몸무게를 줄인다고 하는 사람들은 우선 탄수화물부터 제한한다. 근육질의 건강하고 슬림한 몸매를 도전하며 탄수화물이야말로 살찌게 하는 1등 공신으로 낙인찍어 버렸다.

한데 1장에서는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단기간 살이 빠지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건강을 해칠 뿐이라고 한다.

동양인은 쌀밥을 먹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밥을 먹어도 쉽게 살찌지 않는 체질이 되었으며

좋은 장내세균을 증식시켜서 장수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렇게 밥을 주식으로 삼아 긴 시간 이어온 덕분에 인체에 생각지 못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최신 연구로 밝혀졌다. 일본인을 비롯해 밥을 주식으로 삼아온 동양인 중에는 밥을 먹어도 쉽게 살찌지 않는 체질이 많다는 것이다.

>>> page 039 중에서

생각해 보면 만일 탄수화물 섭취로 인해서 동양인들이 살이 찐다면 사냥/채집/농경에 적합하지 못한 체형이 될 테니 아마도 다른 것을 주식으로 삼도록 진화했을 것이다. 초식동물처럼 풀만 먹도록 진화했다든지.

다만, 진화한 대로 밥을 주식으로 잘 활용하려면 '꼭꼭 씹어먹어야만' 한다.

현대인들은 천천히 앉아서 밥을 씹어 먹으며 즐길 시간이 부족하고 예전과는 다른 방식의 도정 방법으로 인해 쌀의 영양분이 부족해지고 당분만 높아졌을지도 모르지만 매 끼니 조금의 쌀밥을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이 건강을 챙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2장은 소금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맛 표현을 할 때 '단짠단짠'을 말하듯이 짠맛은 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인류가 요리에 처음 소금을 사용했을 때의 놀라음을 상상해 보면 어쩐지 흐뭇해진다. 하지만 어떻게 처음 소금을 발견하게 된 것인지는 상상해 보질 않았다.

2장에서는, 인류는 바다에서부터 왔기 때문에 염분이 필요했고 그로 인해 혀가 발달해서 육지에서도 '짠맛'을 탐지하게 금 진화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미 육지로 올라온 인류에게 맛에 있어서는 소금이 적당히 들어가야 단맛이나 감칠맛이 더해져 좋지만 실제 우리 몸에는 많은 염분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소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던 마사이족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소금 과다 섭취를 돌아보게 한다.

무염 문화가 가르쳐준 점은 인간은 본래 하루에 1~3그램 정도의 염분만 있으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 page 090 중에서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싱겁게 먹으려 노력했더니 외부에서 사 먹는 음식들이 모두 너무 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3장은 지방 - 오메가 3에 관한 이야기이다.

오메가3가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고 건강식품 관련 영상/글만 봐도 오메가3는 필수 보조 식품이다.

뇌에도 좋고 몸에도 좋다니까 챙겨 먹어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아주 중요한 지점이 있었다.

식용유나 육류 지방 부분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오메가6 지방산과 꼭 챙겨 먹어야만 하는 오메가3 지방산의 균형이 맞아야만 건강하다는 것이다.

엑셀을 밟는 오메가6와 브레이크를 거는 오메가3, 이 두 지방산의 비율을 잘 유지하는 것이 우리 건강에 무척 중요한 일이다.

>>> page 150 중에서

그렇다면 오메가3는 어떻게 섭취해야 할까.

어패류의 지방층을 섭취하는 것, 회로 먹으면 더 좋고 그게 어렵다면 정어리, 꽁치, 고등어 통조림 하나만 먹어도 하루 섭취 목표량을 채운다고 한다. 아마씨유나 들기름 등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생선이나 식용유를 어떻게 하루 섭취량에 맞추어 챙길 수가 있을까. 결론은 오메가3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실용적인 정보라 좋다. 물론 나도 주변인들도 모두 오메가3를 약의 형태로 챙겨 먹는다.


4장은 술 이야기이다. 인류의 먹거리를 말할 때 술이 빠질 수는 없으니.

술 이야기를 할 때의 접근이 새롭다.

술이 언제부터 만들어졌고 각국의 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일본 술의 역사나 장점이 아니라

유전자 유형에 따른 술 마시는 방법과 나아가야 할 방향이 주가 된다.

책에서는 크게 4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었는데 그 안에서도 서양/동양으로 나누자면

서양인은 술은 잘 마시지만 다음 날까지 술 냄새가 날 수 있고 않고 동양인은 술은 잘 못 마시지만 숙취가 없는 편이라고 한다. 주량이나 숙취에 관한 부분은 개인차가 너무 커서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을까 싶지만 그들이 정리한 내용에서는 간략하게 그 정도로 나누려 했던 듯하다. 4가지 유형 안에 자신이 포함되는지 보고 지나친 음주를 하지 않도록 경고를 하기 위함이었던 듯.



5장과 마지막 이야기는 맛에 관한 이야기다.

맛은 혀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후각에서 오는 정보, 눈으로 보는 정보 또한 중요하며 쓴맛조차 잘 사용하면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정보를 알아가는 것은 결국 좀 더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그래서 그 방법을 알려준다. 맛을 풍부하게 느끼는 방법, 편식을 없애는 방법, 쓴맛을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일본의 책이니 일식을 좀 더 건강하게 먹는 레시피까지 알차게 적어놓았다.


다큐를 책으로 엮어서 그런지 정보들의 나열이 아닌 한 편의 다큐를 보는 듯하게 구성이 되어 있어 지루함이 없다.

단순 정보를 알려주기보다는 실생활에서 참고할 수 있는 정보들을 주기 때문에 활용도도 높고 재미있다.

가끔, 우리의 조상들은 이런 요리법을 어떻게 알게 됐을까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을 덮고서야 명확하게 알게 됐다.

인류의 음식은 몸에서 필요한 성분이나 유전자의 영향으로도 진화했지만

단순히 끊임없이 '맛있는 것'을 찾아 헤매고 있는 점에서 확실한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먹잘알들이 인류의 음식을 진화시키고 있다.

** NHK 다큐 <식의 기원 5부작> 영상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아직 영상을 찾지 못했다. 책과 같으려나 궁금하다.

** 알면서도 하기 힘든 것은, 덜먹기보다도 '꼭꼭 씹어먹기'이다.

※ 위의 글은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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