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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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은 분명히 들어본 유명한 작품이 영화화가 되면 실망할 준비를 하고 본다.

개인적으로 상상력을 발휘해서 글과 함께 열심히 그려놓은 풍경이 영화 속에서 전혀 다른 그림이 될 때 괜히 봤다 싶기도 하다.

또는 영화를 먼저 봐서 별로 재미가 없네.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고 난 후에야 '감독은 책을 읽긴 한 건가'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원작이 있는 영화는, 책을 읽고 나름으로 정리를 한 뒤에 가볍게 영화를 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를 먼저 봤다.

무료한 어느 오후에 작은 휴대폰 화면으로 보기 시작한 그 영화를 아직도 기억한다.

이렇게나 유명한 작품이니 책을 먼저 읽고 보리라 다짐하고 다짐했는데 게으름에 결국은 영화를 먼저 보게 돼서

[위대한 개츠비] 책을 손에 쥐었을 때는 읽기도 전에 긴장부터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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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영화부터 보길 잘했다. 희한한 얘기지만 나는 그랬다.

아직 이 책과 영화를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는 영화 -> 책의 순서를 추천하겠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도 늘 따라붙는 수식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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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적인 소설' ,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문체'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이 너무 유명해서 안 읽어도 읽은 기분이 들 정도라서

책을 읽기만 하면 무릎을 탁 치면서 ' 와... 너무 미국적이고 아름답다'라는 공감이 들 거라고 예상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오히려 저 2가지가 이 책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였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 훨씬 풍부하게 느끼며 읽을 수 있다.

 

 

- 가장 미국적인 소설 : 당시의 시대 상황이나 그들이 사는 곳에 대한 묘사를 글만 읽어서는 상상력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을 연결시켜보니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다. 미국적인 소설의 의미를.

아마도 '드라마 대장금'을 외국 사람들이 책으로만 읽는다면 기승전결에는 감동을 느낄지 몰라도 한국 사람만이 느끼는 '한국적인 정서'나 한국 사람만이 머릿속에서 그려낼 수 있는 당시 수라간 궁녀의 모습 같은 것들을 충분히 그릴 수 없는 것과 같은 거랄까.

 

 

 

-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문체 : 옮긴이 이정서님은 [이방인] 으로 알게 됐다. 그동안의 [이방인] 번역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며 어느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세세하게 설명한 책을 발간하셔서 오래전에 읽었던 [이방인] 책을 새로 샀었다. 하여 [위대한 개츠비] 책 소개에서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이라는 문구와 '이정서 옮김' 을 보았을 때 이번 판으로 [위대한 개츠비]를 읽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번역에 따라 이야기의 분위기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조금씩 알아가던 중이니까 말이다.

한데. 책을 읽다가 문득..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문체' 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원작을 보지 못했고 본다고 해도 알 수가 없을 테지만. 어쩐지 영어로 쓰인 원작은 꾸밈말이 많았을 것 같다. 미사여구랄까, 형용사나 부사랄까. 왜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문체라고 했는지 책을 읽어보면 바로 알 수 있는데. 아무래도 영어 원문 그대로의 느낌은 아니다.

한국어로 번역을 하다 보니 세심하고 서정적으로 꾸며진 문장들이 미묘하게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한호흡으로 읽히지 않고, 분명 문법도 맞고 틀린 단어도 없는데 미묘하게 서정적인 느낌이 부족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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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옮긴이 분이 굉장히 공을 들여서 번역하셔서 그런지 '원작으로 읽을 수 있다면 굉장히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제겠다..' 정도의 아쉬움이 있을 뿐이고 이건 그저 타국의 언어가 가지는 한계일 뿐이라 어쩔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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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란을 읽다 보니

황금 모자를 쓴 개츠비, 재의 골짜기와 백만장자들,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 등의 제목을 두고 고민하다 [위대한 개츠비]로 결정했다는데 이 책을 읽었을 때 [위대한 개츠비] 아 아닌 다른 제목은 도무지 상상을 할 수가 없다.

아마 다른 제목이었으면 이렇게 유명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지도 몰라...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은 꼭 책이나 영화로 만나보길 바란다.

워낙 이 짤이 유명해서 책을 펴고 얼마간은 혼란스러울 수 있겠지만 ㅎㅎ

 

 

시대정신이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 그 하나에 관한 이야기라고 볼 수도 없다.

그저 [위대한 개츠비] 에 대한 이야기다.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 나중에 단순 재미로.. 다른 번역본으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번 읽을수록 이 소설이 더 좋아질 것 같다.

 

 

** 영화를 볼 때도 소설을 읽을 때도 [위대한 개츠비]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어울리는 게 맞나 싶은데 그렇다고 안 어울리는 것도 아니고 오묘하다. 전혀 개츠비스럽지 않은데 막상 또 연기를 보면 납득이 가기도 하는데 연기를 잘해서 그런가? 아니면 너무 익숙한 얼굴이라 그런가?

 

  

 ※ 위의 글은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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