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81
제인 오스틴 지음, 박용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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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오만과 편견] 영화가 개봉했었다.

고전 영화에 잘 어울리는 배우라 꼭 봐야지 했는데 당시에는 [오만과 편견]을 책으로 읽지 못했기 때문에 미뤘었다.

그 영화는 2006년 개봉작이었다.


넷플릭스에도 [오만과 편견]이 있었던 걸 봤지만 철저하게 외면했다.

책을 읽으면 봐야지. 유명한 책이니까 나도 언젠가는 읽겠지. 그럼 그때 봐야지 했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읽게 되지가 않았다. 시대를 넘어서 오래 사랑받는 작품들을 실제로 읽게 되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렇게나 유명할 만하지. 라고 말이다. 한데 왜인지 [오만과 편견]은 오랜 시간 망설이고 있었다.


망설임이 길어질 때는 도서리뷰단으로 신청하는 것이 답이다!

드디어 책을 펼치게 되니 말이다.

그렇게 읽기 시작했던 [오만과 편견]



책을 받기 며칠 전 친구와 점심을 먹게 되어 그녀에게 물었었다. 늘 책을 가지고 다니는 친구였다.

"오만과 편견 읽었어?"

"아니"

"왜? 넌 고전은 거의 다 읽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난 사랑 이야기는 별로더라. 그 책이 아마 로맨스 소설의 기본이 된 책 아닌가?"


아. [오만과 편견]은 사랑 이야기구나. 오만함과 지독한 편견을 딛고서 결국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뜨거운 사랑 이야기구나.

괜히 스포일러를 당한 것 마냥 흥미가 떨어졌다. 나와 상관없는 사랑 이야기를 읽고 싶은 요즘은 아닌데.


나도 나의 친구도 틀렸다. 이 책은 그저 그런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다. 요즘 말로 '밀당'을 즐기다가 결국은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식의 드라마가 아니었다.

이래서 뭐든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맛봐야 하는구나.




책의 뒷면에 적힌 소개 글의 내용처럼

시골 마을에 사는 베넷 가족의 이야기이다. 더 정확히는 베넷가의 다섯 딸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당시 젊은이들의 결혼관, 계급 간의 괴리와 소통, 가치관, 그리고 당시 여성들의 삶 등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세련된 유머, 쾌활한 여주인공, 낭만적인 대단원 등으로 장식된,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에서도 오늘날까지 가장 인기 있고 널리 읽히는 빼어난 작품이다.

>>> 책의 뒷면, 작품 소개 중에서


책이 쓰인 당시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점도 흥미롭고 결혼을 위해 시작된 만남이 사랑으로 마무리된 것도 좋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들을 솔직하게 꾸밈없이 쓴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아무것도 필요 없이 오로지 사랑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이야기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해도 아직은 소화가 잘 안된다.

너무나도 부러워서 그런가.


좀 더 솔직하게. 책의 시작부터 결혼에 대한 비중이 더 크다는 점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오만과 편견]을 검색해보면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돈이 있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의 모습.

너무 노골적이지도 않고 너무 천박하지도 않게 있는 그대로 쓰여서 거부감이 없다.


다만, 고전이다 보니 현대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엘리자베스가 아픈 언니를 보러 가기 위해 말도 마차도 타지 않고 진흙탕 길을 걸어간 것에 대화 내용 같은 것 말이다.

여자 혼자서 3마일쯤 걷는 것이 뭐가 어떻다는 거냔 말이다. 독립심은 칭찬받아 마땅한데 말이다.


"그렇게 발을 빠져가면서 3마일이나 걸어오다니, 말이 되는 거야? 그것도 혼자서 말이지. 도대체 그렇게 해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대단한 독립심을 보여주려는 걸까, 아니면 격식 같은 건 무시하는 여자라는 걸 선전하려는 걸까?"

>>> page 54-55 중에서


그래도 이러한 부분들이 거슬리는 것은 아니다. 그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세상이었구나 싶은 거지.

다른 세상이구나 싶은 부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삽화! 고전의 완역본들을 접하다 보면 첫 출간 당시의 삽화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그 그림체들이 낯설었는데 이제는 책의 내용과 더 잘 어울리는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보기 좋다.

만일 누군가가 현대의 그림체로 그렸다면 디즈니식이나 일본 애니메이션과 같았을까...?




결혼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쉽게 공감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해도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다.


그때는 결혼이나 사랑에 대한 나의 편견을 넘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그 오만과 편견에 대해서 집중해서 읽어봐야겠다.



** '오만과 편견' 이라는 제목이야 말로 신의 한 수


** 책으로 원작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는 되도록 책을 읽고 본다. 책을 읽기 전에는 끌리지 않아..

이제는 영화를 찾아봐야겠다!


** 리뷰를 쓰다 생각났는데, 영화 [오만과 편견]은 보지 않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삶을 다룬 영화 [비커밍 제인]은 영화관에서 봤었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었었나 보다.


** 다시 [오만과 편견]을 읽는다면 다른 출판사 책으로 읽어서 번역에 따라 글의 느낌이 다른지 확인해보고 싶다.





※ 위의 글은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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