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신증보판
최강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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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존재를 2월 10일에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의 존재를 2월 10일에 알게 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었다.

2019년 12월에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했지만 정보는 부족했고 중국에서의 사망자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었다.

주변국들에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었지만 급속도로 퍼지는 양상은 아니었고 올해 1월에 우리나라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우한 폐렴 확진자라고 발표한 뒤에도 우한 시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사람들이나 중국을 방문했던 사람들만 검사하여 증상이 없다면 별문제 되지 않는다고 예상했기 때문에 중국과는 아무 관련 없는 나는 이 바이러스의 무서움은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각국의 전세기가 우한에서 자국민들을 구출하는 것을 보면서 우한시의 미래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을 뿐이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가짜 뉴스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면서

미국에서는 신종플루로 1만 명이 넘게 사망했다는데 중국 우한에서 전염병이 발생했다 한들 금세 상황이 나아지겠지라고 막연한 낙관론에 한 표를 던지고 중국에서 야생동물을 마구잡이식으로 사고팔았기 때문이니까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을 폐쇄하고 우한 지역을 봉쇄하는 것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바이러스의 이름이 뭐가 됐든 호흡기 질환, 폐렴 증상이라면 독감 정도일 거라고.

이런 안일한 생각이 어디서 왔나 돌이켜 보면 바이러스에 대한 무지와 현 상황에 대한 정보 부족, 그리고 과거 에볼라, 사스, 메르스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전염병의 무서움이 나와는 조금 먼 이야기로 잊혀버렸기 때문이었다.

폐렴, 독감 등에 대한 병명을 그저 꽤 아픈 감기 정도로만 치부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받은 3월.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는 더 이상 우한 폐렴도 아니었고 더 이상 중국만의 문제도 아니었으며 마치 역사 책에서나 읽어본 듯한 천연두, 흑사병, 홍역 등과 같이 무시무시한 전염병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결국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펜데믹(감염병 최고 등급, 세계적 유행)을 선언했다.

대한민국에 사는 나는 '코로나19 속보' 라는 제목으로 24시간 뉴스를 접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하루하루 코로나19 현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해준다.

확진자와 확진자의 동선에 대한 문자 그리고 코로나19에 대한 안전 안내 문자가 끊임없이 울린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 격리,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등 나와 나의 가족들, 친구들의 일상이 바뀌었다.

침대에 누워 인터넷을 둘러보다 보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처가 얼마나 뛰어난지에 대해 전 세계인의 칭찬을 뿌듯하게 본다.

그러나 여전히 이 바이러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신나게 뛰어다니고 사람들은 혼돈 속에서 마스크 하나에 의지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바이러스 쇼크]이다.

 

이 책의 띠지에는 [코로나19 분석한 최초의 책! ... 발생 원인, 위험성 분석부터 효과적 대처까지.. 재앙의 해답을 담다] 라고 적혀져 있지만 아마도 책을 발간할 당시는 이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쓴 것이 아닌가 싶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금 당장 이 재앙을 막을 해답은 책 속에 없었다. 이 재앙은 세계 각국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재앙을 이해하고 앞으로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담겨 있었다. 과학과 관련해서는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나의 이해도 때문에 책이 어려울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저자는 우리 모두를 이해시켜 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각각의 바이러스를 간략하고 쉬운 단어로 설명하고 저자의 경험담들을 함께 담아서 계속되는 바이러스의 이야기에 지루할 틈이 없도록 배려해 주었다. 식탁 주변에는 시커먼 행주가 돌아다니고, 밥그릇은 제대로 씻지 않아 대충 눈으로 보기에도 새까만 때가 잔뜩 끼어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덕분에 며칠 동안 설사로 고생을 했다. >>> page 134 제2장 바이러스, 두려움의 실체를 파헤쳐라, 03 생활 도처에 함께 숨 쉬고 있는 바이러스 중에서. 특히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숙주가 천산갑이냐 아니냐, 이번에도 박쥐로부터 온 바이러스 일 거다 라는 갖은 추측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며 인간이 야생동물을 - 특히 박쥐를 - 마구잡이식으로 먹지만 않는다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지 않겠는가 라고 막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과학적이지만 아주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이 되어 있어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바로 종간 장벽이라는 부분이다. 

 

 

동물 바이러스라 하더라도, 모든 동물과 사람이 다 감염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간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 종마다 세포 표면에 고유한 현관문을 가지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바이러스가 열고 들어갈 수 있는 현관문 자물쇠(세포 수용체) 구조가 각각 다르다. 그 문은 항상 닫혀 있어서 아무나 함부로 들여보내지 않는다.

>>> page 194 제3장 바이러스, 어떻게 인류를 위협하는가? 03 생명을 지키는 강력한 힘, 면역 시스템 중에서.

이러한 종간 장벽으로 인해 쉽사리 동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 수 있었는데

인간이 야생동물을 가축화하는 과정에서 동물로부터 바이러스가 전이되어 넘어왔고

대도시화, 현대화가 되어가며 야생동물들이 보금자리를 잃고 인간들과의 접촉을 잦아지며 바이러스가 전이되고 있다고 한다.

야생조류로부터 전이된 것으로 추정되는 스페인 독감,

과일박쥐에서 돼지를 거쳐 사람에게 감염된 말레이시아 뇌파 뇌염,

중국관박쥐로 부터 기원한 사스 바이러스,

조류,돼지,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뒤섞인 재조합 바이러스인 멕시코 신종플루,

박쥐에서 낙타를 통해 인간에게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메르스 바이러스,

과일박쥐로부터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에볼라,

우간다 야생 원숭이에서 발견되었으나 갑자기 브라질에 등장하며 돌변해버린 지카 바이러스 등등등

이러한 감염병의 역사를 쭉 읽다 보면, 야생동물 바이러스와 인간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저자도 말하듯이 박쥐나 원숭이를 박멸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며 -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에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 모기 빼고. - 야생동물 매매나 섭취를 금지하는 것만으로 될 문제도 아니다. 야생동물에서 가축으로 이어지는 바이러스의 전이를 막을 수는 없다.

박쥐나 모기나 여러 번 감염병에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나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고 바이러스는 점점 강력해지고 있지 않은가.

인간의 욕심으로 환경을 파괴해 야생동물과 인간의 영역(가축 포함)의 접촉이 잦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는 없다.

이미 먼 과거에 큰 전염병을 이겨내고 가축화에 성공한 많은 동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있다.

어느 나라나 위생이 좋지 않은 곳은 있겠지만 최빈국이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와 같이 의료시설이 미비한 곳에서는 막을 수 있는 바이러스의 감염도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으로 발전하기 쉽다.

대도시에서는 자가격리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쉽지 않다.

높은 인구밀도와 비행기를 타고 세계 어느 곳이든 하루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교통의 발달은 전염병의 확산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인간에게 전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만이 문제가 아니다.

닭에 발생하는 뉴캐슬병, 소에 발생하는 우역 바이러스, 벌에 발생하는 낭충봉아부패병 등의 동물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담배 모자이크병, 감자 바이러스, 바나나 타래 꼭지 바이러스 등 식물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종간 장벽을 넘어 인간에게 전염되지는 않지만 해당 동식물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서 치사율이 높아질수록 해당 산업을 마비 시키고 그에 따라 도미노 현상으로 세계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준다. 물론, 인간의 시각에서만 보면 경제적 손실만을 따질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동식물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바이러스의 확인과 종류에 대한 연구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인간도 동식물도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잘 버텨내고는 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신종 바이러스들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인간의 바이러스에 대항하려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노력에 맞서서 바이러스는 빠르게 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를 뒤섞어서 신종 바이러스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기 때문에 모든 바이러스에 대해서 대응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한다.

바이러스의 재조합으로 현재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은 우리가 흔히 에이즈라 부르는 병이다.

HIV(HIV 1형)의 경우에도, 사냥한 원숭이 고기 섭취 과정에서 큰흰코원숭이와 망가베이원숭이 각각이 보유하고 있는 두 종의 원숭이 면역결핍 바이러스가 믹서기 동물 '침팬지'몸에서 재조합되어 사람에게 전이되었다는 것이 유력한 정설이다.

>>> page 211 제3장 바이러스, 어떻게 인류를 위협하는가? 04 반갑지 않은 바이러스의 습격 중에서.

에이즈에 대해서는 치료제가 없는 치명적인 병이라는 인식만 있었는데 바이러스가 어떻게 생겨났고 현재 어떠한 상황이며 어떻게 우리의 면역체계를 부수는가에 대해서 읽고 나니 우리가 때로 에이즈 치료제가 곧 나올 것이라는 뉴스를 접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낙관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저자는 에이즈 바이러스를 20세기 후박 이후 최악의 바이러스가 될 것으로 보며 '수시로 바이러스 껍데기를 바꾸는 매우 영악한 바이러스' 라고 칭했다. 인간의 과학 발전이 영악한 바이러스보다 조금 더 빠르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앞으로도 영악한 바이러스는 계속 나올 것이다. 유전자의 재조합을 거친 강력한 바이러스들.

결국 모든 바이러스 전염병은 인간이 자초한 일이지만

이 모든 문명을 되돌려서 원시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바이러스에 대항할 무기를 갖추는 수밖에는 없다.

백신, 치료제 개발, 바이러스 종류 파악 등 과학자들이 하는 일들이나 각 나라 간의 긴밀한 협력, 빠른 방역 등 정부 차원의 조치들은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없겠지만 독감, 간염 등 백신 접종을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정부 지침을 실천하며 면역력을 높이고

마음을 다해 모두를 응원하는 것으로 나의 할 일을 해나가야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매일 뉴스에서 말하는 것과 동일하게 저자 또한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을 분명하게 말한다.

- 나와 나를 접촉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스크 쓰기

- 불필요한 접촉 줄이기

- 개인위생 철저하게 하기 (비누나 손 세정제로 손 씻기 등)

- 해당 전염병에 대해 바로 알기

코로나19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여전히 확진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고 여전히 세계 각국의 마스크 품귀나 사재기, 진단키트의 부족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있다. 오늘 뉴스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어느 확진자가 자가격리를 어기고 스타벅스와 고깃집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다녔다는 보도를 보았다. 중국발 바이러스라고 하여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 행태도 도를 넘고 있다고 한다.

낙관론을 펼치던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와서 WHO 수장과 막말 대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뉴스도 있었다.

올해 안으로 코로나19가 수그러든다고 해도 언제 또 어떤 바이러스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제3차 세계대전은 핵 전쟁이 아닌,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될 거라는 게 터무니없어 보이진 않는다.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 바이러스이고 바이러스가 지구의 백신이라는 말이 슬프게 들린다.

코로나19로 인간 활동이 멈추어 하늘이 맑아졌다는 뉴스를 보았다. 슬픈 일이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그동안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해서 안일하게 생각했던 나를 반성하고 바이러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많은 희생이 있다. 인간의 죽음도, 그 인간으로 고통받던 동물들이 인간 세상의 혼란으로 인해 2차 피해 -관광객이 오지 않아 먹이가 없어 코끼리가 굶어 죽고 있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건만. - 도 너무 안타깝다.

책을 읽은 뒤 마스크를 쓸 때마다 생각한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파괴와 살생은 그만 멈추고 바이러스와 숙주처럼 공생의 관계로 가면 안 될까.

바이러스 박멸에 관한 내용을 얻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인간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

멈출 수 있는 재앙이었지만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바이러스를 키우고 있다.

박쥐도 돼지도 낙타도 심지어 바이러스도 죄가 없다.

모기를 제외하고는.

코로나19가 거짓말처럼 잠잠해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마스크를 살 일이 없어지만

나는 다시 이 모든 것을 잊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스, 메르스, 에볼라를 대했을 때처럼.

인류의 멸종은 어쩌면 신종 바이러스에 의해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땐 신도 과학도 발달된 문명도 우릴 지켜주질 못할 것이다. 결자해지.

코로나19는 지구가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르는데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 저자 추천 : 2006년 미국 보스턴 어린이병원에서 구축한 인터넷 사이트

                       실시간 세계 보건지도 '헬스맵' http://www.healthmap.org'

 

 

 

※ 위의 글은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해당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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