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2 - 세계사, 한국사, 미술, 음악 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2
김정화.김혜경 지음, 서원초등학교 교사연구회 감수, 박현주 기획 / 소울하우스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초중고를 졸업한 지 이제는 너무 오래되어서 먼 옛날 얘기 같을 때가 있다.

초중고를 졸업한 지 이제는 너무 오래되어서 먼 옛날 얘기 같을 때가 있다.

그때의 친구들도 담임선생님도 기억이 잘 안 나고 교복을 입고 재잘거리던 내 모습도 가물가물 거린다.

그때 배운 것들은 이미 지워져버려서 국어, 영어, 수학, 세계사, 한국사, 음악, 미술, 체육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열심히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며 나를 웃고 울리던 그 많던 과목들도 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엇을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 100개씩 단어를 외워 시험을 보고 연도별로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달달 외웠다.

음악의 아버지는 바흐, 1차 세계대전, 독립운동,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대공황, 산업혁명, 빗살무늬토기,

피타고라스의 정리, 동사형용사명사관계대명사, 베토벤 교향곡, 르네상스, 인상파, 빈센트 반 고흐, 성악설 성선설...

머릿속에 뒤죽박죽 떠오르는 단어들은 분명히 내가 배운 것들이다.

그런데 그 많은 지식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나는 분명 성적이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었는데 말이다.

문득 돌아보니 이제 나에게 남아있는 지식이라고는

소소한 대화에서 주워들은 것들이나 출근 버스 안에서 들여다보는 짧은 기사들이나

팟캐스트, TV 교양프로 등에서 지나가다 들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교과서뿐이던 어린 시절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클릭 한 번으로 얻게 되었는데

그 모든 지식들은 내 머릿속에 남아있질 못하고 늘 검색창 안에 갇혀있는 것 같다.

그러니 [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라는 제목이 반갑지 않을 리가 있을까.

세계사 & 미술 & 한국사 & 음악 모두 내가 좋아하는 과목만 추려서 담아놓은 2권.

책을 받자마자 차례를 읽어내려가면서 이 많은 지식을 이렇게 작은 책 한 권으로 다 담아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었는데 책의 구성이 동아/표준전과 (옛날 사람 인증) 를 기억나게 했다.

예를 들어,

왜 김구는 초대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까? 라는 소제목이 나오고

그에 관한 간략하고 핵심적인 내용들이 설명된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인 [답] 이런저런 이유. 로 적혀져 있어서 이해하기 무척 쉽다.

모든 물음과 답은 우리가 알고 있지만 어쩌면 잊어버린, 또는 어쩌면 단어 정도만 기억나는 것들이고

군더더기가 없는 설명이야말로 책을 읽고 난 뒤에 누가 그에 관해 물어보아도 충분히 대답할 수 있고

관심이 있다면 특정 부분들을 따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차례에서는 아래의 흐름이 한눈에 보이지만

막상 책을 읽으며 소제목의 질문들을 읽다 보면 흥미 위주로만 구성되어 있는가 했는데

하나의 큰 줄기를 타고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에

재미있게 책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세계사 : 고대사회-세계의 형성-세계의 발달-근대 사회-현대 사회

한국사 : 선사 시대-고대 국가-삼국 시대-남북국 시대-고려 시대-조선 시대-근대-현대

미술 : 서양 미술사 / 미술 이론 / 한국 미술사

음악 : 서양 음악사 / 음악 이론 / 한국 음악사 / 음악 이론

정말 나를 위한 친절한 교과서이다.

또한,

많이 들어왔지만 정확히 그 이유를 몰랐던, 잊었던 단어들에 관한 설명이 적혀져 있는데

그렇게 불리는 유래와 이유는 몰라도 사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넘어갔던 단어들이다.

예를 들어,

사대부. 우리나라 사극에서 자주 나오는 사대부. 조선의 사대부.

사극에서 "사대부가 어찌..." 라고 시작되는 대사를 많이 들었는데 그저 양반을 지칭하는 말인가 했었다.

그 설명이 이 책에 나와있다.

사대부는 학자를 뜻하는 '사'와 관리를 뜻하는 '대부'가 합쳐진 말로..

>>> page 71 '사대부'가 시작된 나라는? 중에서

아바타. 몇 년 전에 우리나라와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하며 크게 흥행했던 영화의 제목이다.

가끔 누군가를 대신하는 분신의 의미로 아바타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곤 했다.

특히나 지난 대선 때 어느 정치인이 이 단어를 사용하는 바람에 더욱 각인되기도 했다.

그 설명도 이 책에 나와있다.

아바타는 사실 인도의 종교인 힌두교에서 유래한 말이다.

.....바로 지상에 나타난 비슈누의 화신을 일컫는 말이다.

>>> page 54 '아바타'는 어디서 온 말일까? 중에서

이런 지식들을 읽으며 여러 번 무릎을 탁 치고야 말았다.

이런 것들이 바로 내가 알고 싶었던 거다.

내가 이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해서 나의 인생이 큰 변화를 맞이할 일은 없겠지만

소소하게 알게 되는 즐거움 또한 인생의 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이제 이 책을 한 번 읽었다.

기억이 나는 것도 있고 그 새 잊어버린 것도 있다.

한 번 더 읽어볼 참이다.

그 많은 전투들의 이름이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명인들의 이름을 외우려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이만큼 알고 있다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호기심이었고 나의 잠든 지식을 깨워주었으니

이제는 순전히 나를 위해서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너무 깊고 어려운 설명이 없이도, 너무 복잡한 관계들을 다 알지 못해도, 몇 년도인지 모두 기억하지 못해도

다시 한번 세계사, 한국사, 음악, 미술 이 네 개의 큰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큰 즐거움이 될 테니까.




※ 위의 글은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해당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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