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 죽기 전에 꼭 1001가지 시리즈
매튜 라이 외 엮음, 이경아 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전음악을 입문한 후에 하게되는 고민 중 하나가 어떤 음반을 구입해서 들을 것 인가? 이다. 

음반을 구입한다는 일은 우선 어떤 곡을 들을지에 대한 선택 뿐만 아니라 어떤 연주를 들을지에 대한 선택이 수반되는 작업이다. 이런 선택을 돕고자 그라모폰과 팽귄사의 가이드가 있고, 이 한장의 명반과 같은 책이 있으며, 라 뮤지카와 같은 잡지가 있다.  

그럼 이 책이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 

우선 음악사를 개괄하여, 들어볼만한 곡 1001곡을 선정했다는데에 있을 것 같다. 다른 책은 어떠한가? 그라모폰과 펭귄 가이드는 이미 어떤 곡을 들을지 결정을 한 애호가가 어떤 연주를 들을지를 돕는 가이드이고, 이 한장의 명반의 경우는 음악사 전반에 걸쳐서 들을만한 곡을 꼽고 있지만, 그 서술이 연주에에 기울어진 감이 있다. 잡지에서 나오는 음반 리뷰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이 책과 비슷한 책으로는 일신서적출판사에서 문고본 4권으로 나온 일본서의 번역본을 꼽을 수 있을 텐데, 이 책은 70년대에 나온 책을 번역한 것이라 많이 낡았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1001곡의 선정이 100% 만족스러울 수는 없을 것이다. 리뷰어가 즐겨듣는 음악 중 누락된 것이 꽤 보였으니까. 하지만, 음악을 좀 더 균형있게 감상하는데에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사실일 것이다. 

또 연주자의 선정에 있어서 편향되지 않은 점도 장점이다. 클라이버나 푸르트벵글러 일변이 아니라 포저나 타로같은 젊은 연주자들을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건 의외의 기쁨이었다. 

그렇다면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1001곡이라는 과도한 분량 때문에 곡 한곡 한곡에 대한 설명이 적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즉, 그 서술에 있어서 사실의 나열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 곡의 수를 좀 줄이더라도 그 곡이 가진 역사적인 의의와 더불어 그 곡의 해석사도 다루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1001시리즈 기획상 힘들었겠지만..).  

그리고 번역에 있어서 연주자명의 표기가 이상한 부분이 꽤 눈에 띄었다. 못 들어 본 연주자 이름이 나올 때, 사진이나 앨범 표지를 보고 아.. 이 사람 이름을 이렇게 적다니..싶은 때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박스란에 나오는 다른 연주에 대한 단평은 번역이 안되어서 영어 원문이 그대로 나오고 있다. 번역본이 이래도 되는 것일까? 

끝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곡의 배열을 작곡가 순이 아닌 곡이 작곡된 연도 순으로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원하는 곡을 찾는 것이 조금 번거로워지기는 했지만(색인없이 찾기가 꽤 번거롭다), 대신 시대사조나 유파 때문에 가진 선입견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즉, 이 곡과 이 곡이 같은 연도에 작곡된 곡이라니.. 하고 감탄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는 점에서 이런 식의 배열도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고전음악 애호가라면 한 권 구입해서 두고두고 참고할만한 좋은 책인 것 같다.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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