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혼기
유혜담 지음 / 별세계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 대해 꼭 리뷰를 쓰고 싶었다. 간만에 서재를 들어와보니 무려 리뷰는 2011년이 마지막이었고, 이 책은 나를 11년만에 알라딘 서재를 들어오게 만든 것이었다.


왜 이 책이었을까? 사실 제목을 보고 살짝 고민했다. 왜냐하면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그러니 탈혼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무언가 나를 책으로 자꾸만 이끄는 것 같았다.


책을 받고 읽은 뒤에는 정말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지나쳤다면 후회했으리라 싶을 정도로. 


나와 나이가 비슷한 90년대생 여자의 이야기라 더욱 공감이 되기도 했지만, 단지 한 세대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다. 알파걸이 되어야 한다는 감각, 언니라는 존재의 부재, 연애의 양상과 결혼... 어느 세대에 대입해도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


무엇보다 글이 유려하면서도 아주 쉽게 잘 읽힌다는 점에서 특별히 좋았다. 11년 전에는 일부러 어려운 책을 골라 읽었던 나인데, 이제는 쉽게 잘 읽히는 책이 잘 쓴 책임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나를, 내면을 울리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기에 당장 주위에 선물도 했다. 결혼하지 않은 친구 하나와 지금 결혼해서 아이 둘을 키우는 친구 하나에게.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의 반응도 나의 반응 못지 않았다. 결혼한 친구에게 '탈혼기'라는 제목의 책을 보내는 게 쉬웠던 것은 아니지만(물론 결혼하지 않은 친구에게도 다른 의미로 적용이 된다), 결혼 여부를 떠나 우리는 이곳에서 함께 자란 여자들이기에.


친구들은 울었다고 했다. 사실 나도 울었다. 그것도 아주 펑펑. 

그러나 순전히 슬픔 때문만은 아니었고, 나 자신과 나의 친구들, 나의 엄마, 그리고 다른 여자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한 친구는 멀리 있어 카카오톡으로 밤이 새도록 수다를 떨었지만, 다음에 얼굴을 보며 만나도 이 책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그날을 고대하며 책의 문장을 골라 밑줄을 그을 생각이다.


ps. 책의 내용에 대해 상세히 적지 않은 것은 이미 소중한 친구들과 밤을 새어가며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고, 다른 독자가 완독하길 바라는 마음 탓이다.


"그래서, 어떻게 살고 싶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마전 안드로이드용 독서어플을 찾다가 결국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영화 어플인 왓챠같은 포맷을 원했는데 북플이 딱 그렇다. 손놓고 있던 알라딘 서재에 완전히 돌아오게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1년에 나는 무척이나 절망에 빠져 있었다. 하루 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밤을 새고 거리를 쏘다니는 일 뿐이었다. 그해 일년 동안 돈을 벌지 않아도 되었지만 겨울에 돈이 필요했다. 작은 사무실에 나갔다. 2012년 봄이 되자 글이 써 졌다. 여름에는 학교로 돌아갔다. 봄과 가을들이 지나갔다. 나는 잘 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피노키오 - Pinocchi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35. 피노키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34.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