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슬픔이여 안녕 (1954, 2019, 프랑수아즈 사강)

중편소설, 에세이, 비평문

 

한줄평

사강에게 나를 파괴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 우리에겐 사강 문학을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보여준 책.

 

 

간략한 내용

일찍 어머니를 여읜, 이제 막 어른의 세계에 입문한 세실은 매력적인 아버지 레몽과 함께 자유로운 청춘을 즐긴다. 아버지는 정부(情婦)들과의 만남을 즐기면서도 그의 딸은 언제나 그의 인생에서 1순위이다. 세실도 그 사실을 알았고 아버지와 자신이 지내고 있는 삶을 사랑한다. 휴양을 보내고 있는 그녀와 아버지에게 이라는 어머니의 친구이자 오랫동안 세실의 어머니 노릇을 했던 인물이 출현하게 되면서 그녀와 아버지의 자유분방하던 삶은 빼앗기게 된다. 빼앗긴 것일까, 헌납한 것일까. 그 사이에서 갈등하던 어린 소녀 세실의 육체적, 정신적 사랑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소설은 그 빛깔을 더해간다.

 

책의 포인트

나를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가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 11p. -

가히 충격적인 첫 문장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서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없는, 그래서는 안 되는 책임을 직감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서둘렀고, 앉은 자리에서 전부 읽었다.

 

이런 입술, 이렇게 엉망이 된 얼굴, 이 흉하고 제멋대로인 육체적 한계 때문에 나는 나약하고 비겁해질 수 있었던 것일까?”

- 59p. -

      

나의 이야기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관한 영상을 보았다.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 책을 출간함에도 불구하고 그 문학적 우수성은 각광을 받았고 단숨에 스타 작가가 된 사강은, 그녀가 천재성으로 인해 얻게 된 부와 명예를 마약, 속도, 남자와 성을 즐기며 방탕한 인생으로 마무리한다. 더더욱 커지는 궁금증들. 책을 덮으며 이러한 사강의 스캔들을 그녀의 문학에 엮어야 하는지, 엮어야함의 정당성에 관한 궁굼증은 아직도 해답을 얻지 못했다.

 

왈가왈부

- 1950년대에 쓰여진 이 소설은 촌스러운 구석이라던가 거북한 부분이 나에게는 없었다(적절하게, 아름답게 번역해주신 번역가 김남주 선생님의 몫도 크다)

- 모든 주인공들이 저마다의 독특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과 같은 사람이며,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레몽과 같은 남자이다.

- 2020년대를 맞이할 우리의, 그리고 나의 심장을 떨어뜨리기도 하며 보석을 발견케도 하는 책.

- 치열한 검증 끝에 살아남은 고전. 재출간 된 이 책을 통해 사강 신드롬(syndrome)’은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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