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사립탐정 에르큘 포와로와 너무나도 재밌게 읽었던 스타일즈 저택의 헤이스팅스가 콤비가 되어 수사하는 14개의 단편들이다. 포와로는 다소 보기 민망할정도로 자기를 신뢰하고 있다. 뭐 그의 회색 뇌세포는 충분히 그 신뢰를 뒷받침해주고 있긴 하지만..어쨌든 포와로는 대단하다. 단편집이라고 해서 구성이 허술하다고 생각하면 낭패다. 포와로의 수사는 지나친 상상력을 동원하기도 하지만 그 단서들이 없는것도 아니었다. 포와로는 대담하게 또 원칙적으로 꼼꼼하면서도 시간낭비하지않는다. 헤이스팅스는 포와로 밑에서 열심히 머리를 굴려가며 같이 수사해가지만 번번히 중요한것을 놓칠때가 많고 아직은 서툰점이 많다. 이런 두 콤비의 활약이 이 단편집에서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더 재미있는것은 한편한편이 아예 막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긴하지만 의뢰인이 찾아와서 ''메어리 마블'양이 소개해줬어요'등의 멘트를 날릴때, 또 포와로와 헤이스팅스가 가끔 회상할때처럼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다. 요즘 애거서의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것이 의뢰인에 범인이 많다는 것이다. 제발이 저려서일까. 14개의 단편중 6-7개정도는 의뢰인이 범인이거나 공모자였다. 아이러니하지만 포와로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면서 다시 그의 회색뇌세포를 살려 멋지게 추리해내고만다. 어쨌든 포와로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명탐정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