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는 단편이 시리즈로 연결된 장편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다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이 작가의 책은 굉장히 유쾌하고 재밌으면서도 사람의 심리를 날카롭게 묘사하고 '내용'이라는 것이 있다는 걸 느꼈다. 야구선수나 서커스단원, 베스트셀러 작가 등 각 분야에서 전문가인 소위 잘나간다는 사람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로 신경과를 찾게 되고 이라부라는 괴짜의사를 만나 치료받는 이야기다. 이라부는 특유의 귀염성(?)과 무관심으로 환자들을 대하고 무조건 비타민 주사부터 맞힌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환자의 심리를 꿰뚫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서도, 정곡을 찔린 환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끔 도와주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오쿠다 히데오가 나에게 그토록 하고싶었던 얘기는 모든 근심과 슬럼프, 우울함은 내가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결론은? 나를 나 있는 그대로 솔직히 받아들이고 맞서라. 나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인정하고 그것을 스스로 극복하면 강박증으로부터 오는 '벽'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간단하지만 하기 어려운, 마치 수많은 자기계발 또는 자기경영서의 내용같다. 하지만 오쿠다 히데오는 이라부라는 엉뚱한 의사를 등장시킴으로써 흔해빠진 이야기를 피하고 환자의 심리 묘사를 통해서 나 스스로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 스스로가 유쾌하고 즐거운 괴짜 이라부 의사가 된다면 우리가 늘상 받는 스트레스나 여러가지 강박증, 부정적 생각 등을 자연적으로 치유할 수 있을 것 같다. 해결사를 기다리는 대신 내가 해결사가 되면 간단하다.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즐겨 읽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