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느지막이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창가 볕 좋은 자리에 엎드려 누웠다.

등이 따뜻했다.

엄마는 옆에서 이문구의 소설집을 읽고 계셨다.

갑자기 엄마에게 그림책을  읽어드리고 싶었다.

작은집이야기..

요즘 난 밤에 잠 자기 전에 스스로에게 그림책을 읽어준다.

그러면 믿을 수 없이 금방, 편하게 잠이 들곤 한다.

사실 어릴 때 누가 내게 그림책을 읽어준 기억이 없다.

나이를 먹고 그림책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그림책을 찾아읽으며 어린 시절 읽지 못했던 책들을 읽는 기분이다.

그리고 내게 없는 기억, 그림책 읽어주는 일을 이제 문득 엄마에게 해드리고 싶었다.

이십대의 딸이 오십대의 어머니에게 조용히 그림책을 읽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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