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 정성일.정우열의 영화편애
정성일.정우열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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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영화와의, 영화에 대한 우정의 이야기다. 영화광, 영화주의자, 영화 마니아, 씨네필이라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 시대적 정치적 판단이 담긴 호명의 방식을 은근히 거부하며, 정성일은 우정에 대하여 말한다. "영화에 대한 나의 우정, 영화가 내게 준 우정, 영화를 둘러싼 우정"같은 것에 대하여. (그리고 올드독과의 우정에 대한)

여전히 나는 오래 전에 보았던 허우샤오시엔의 <밀레니엄 맘보>가 좋은 영화라는 그의 글에 동의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지 못했으나, 그가 그 영화를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서만은 경청하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 보고 대부분의 장면에 대해서는 잊었으나, 기억하고 있는 몇 가지에 대하여 그가 말하는 구절을 읽는 순간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느낀다. 시간과 장소와 세대와 지식을 초월한 유대 같은 것. 이것은 일방적인 유대이기에 반박당하거나 배신당하지 않으리라는 안전하고도 쓸쓸쓸한 유대. "서로의 고독을 다치게 하지 않는" 견고한 우정. 

그러니까 내가 가장 놀라게 되는 것은 어떤 특수한 훌륭한 취향과 방대한 지식을 가진 한 사람에 대해서서가 아니라, 그 사람을 만들었을 영화에 대한 자세 때문이다. 이를테면, 영화라는 종교에 대한 진지한 '다짐'같은 것. (영화는 그의 세계이자 인생이므로, 그러니까 세계에 대한 다짐이기도 한.) 그의 그러한 마음과 태도가 나를 감동시킨다. 시침 떠는 강아지 올드독과의 조합도 훌륭하다. 정성일도 올드독의 견고한 미장센에 대해 지적했지만, (나도 한마디 보태자면) 끌로드 샤브롤 <의식>의 주방씬을 그린 컷은 그 영화의 정서를 그대로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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