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의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H의 앞에 닥친 커다란 불행 때문에.. H는 많이 다쳤고 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며 가슴아파해야했다. 그 짧은 날들 동안 눈물도 몇 번 흘렸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무것이었던 일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이 살면서 한두가지이겠는가.. 그 감정의 무게가 고작 일주일이면 덜어버릴 수 있었다는 데 스스로 민망하기까지 하다.. 너무나 평온한 마음으로 평온한 일상을 누리고 있는 이 순간, 지난 일주일이 마치 몇 년 전의 일처럼 느껴져 최근의 시간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내 불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해도 결국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