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데드라인
앤드류 클레이번 지음, 정명진 옮김 / 책세상 / 1997년 8월
평점 :
품절
크리스티의 소설들을 가볍게 읽고 비장한 마음으로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입니다. 처음엔 책 두께와 활자 크기의 압박 때문에 약간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지라 과감히 선택했습니다.
사형일을 며칠 앞둔 사형수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활약을 다룬 작품들은 언제나 제 구미를 당깁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고 조너스 라티머의 ‘처형 6일전’도 ‘데드라인’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로는 ‘데이비드 게일’정도를 꼽을 수 있겠죠.
‘데드라인’은 정의감에 찬 형사나 변호사같은 인물이 아닌 부도덕한 신문 기자가 나와 사건을 해결합니다. 상사의 딸과 같이 잔 사실이 들켜 쫓겨온 와중에도 상사의 부인과 잠자리를 같이 하는 파렴치한 인간이죠. 사건을 해결하려는 이유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함이나 순수한 동정심이라던가, 사형 제도에 대한 반발이 아닙니다. 그저 사형수의 결백을 입증하는 특종을 낚아 두 번째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함이죠.
이 외에도 이 작품은 긴박감또한 대단합니다.(이미 미국에서는 앤드류 클레이번을 윌리엄 아이리시 이래 최고의 스릴러 작가로 평가받더군요.) 특히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시간이 18시간이라는 점(사실 10시간도 안됩니다)이라는 점도 흥미롭고 마지막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는 장면은 정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전직 기자라는 프로필답게 이 작품은 여러 사회적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접근하려 한 점도 눈에 띕니다. 죄의식을 상실한 기자라던가 죄수를 약올리는 듯한 목사, 미국 내 흑인 문제, 사형 제도 등등 가볍게 읽을 수 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