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인간학 - 약함, 비열함, 선량함과 싸우는 까칠한 철학자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이지수 옮김, 이진우 감수 / 다산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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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나카지마 요시미치, 『니체의 인간학』, (철학, 280p)


니체는 자신의 저서 곳곳에서 '착한 사람'을 혹독하게 비난했다. 
니체가 비판하는 '착한 사람'이란 약하고, 안전을 추구하고, 동정하고, 거짓말 하고, 무리를 짓고, 원한을 품은 자들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일본에서 '싸우는 철학자'로 불리는 나카지마 요시미치는 니체만큼이나 과격한 반역 정신으로 무장하여, 현대사회의 착한 사람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칸트 전문가로서 니체를 혐오했던 저자가 갑자기 니체를 들고 나온 것만으로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책이다


우리가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나체로서의 니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시각과 취향에 따라 니체에게 옷을 입힐 뿐이다.
이 책에선 너무도 지나치다 싶을만큼 저자의 시선으로 착한 사람들을 격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니체의 철학이 궁금해서 이 책을 선택했던 나로서는 다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니체 철학을 정식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뒷표지에 첫번째줄. 저기서 멈췄어야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줄에 이어지는 니체의 반역 정신이 궁금해서 책을 펼쳐들었는데 감수자가 얘기했던대로 이 책은 어떤 문제를 극단까지 철저하게 파고드는 불편함으로 결국엔 끝까지 다 읽을 수가 없었다.
절반정도 읽고 손을 놓았다. 앞으로 이어질 얘기들이 어떤 내용일지 너무도 뻔히 보였기 때문에.


각 주제별로 '착한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더 불편하게 느꼈던 점은 니체의 철학을 핑계삼아 결국엔 저자 자신의 생각들을 늘어놓았다는 점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니체 철학에 대한 전문가의 해설을 기대한다면, 니체 철학을 정식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책에서 인용되는 니체의 저서들 또한 극히 일부이다. 니체라는 이름을 빌린 저자의 철학책일 뿐이다.
아, 여기서 알아둬야 할점이 있는데 이 책의 일본 원서 제목은 <착한 사람만큼 나쁜 사람은 없다>라는 제목이다. 정말이지 책 내용을 제대로 함축해낸 제목이다. 지금의 한국 번역본은 니체라는 이름을 빌리는 마케팅이 반영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강점은 니체의 도덕비판을 적극 활용하여 현대 일본사회의 비겁하고 유약한 젊은이들이 들끓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현실에 비추어봐도 전혀 무리가 없는 내용들이였다. 저자는 니체가 말한 것처럼 노예라는 말을 그 무엇보다 싫어하면서도 실제로는 노예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이중성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자존심 세고 유약한 젊은이들을 위해 극단적인 진실을 알려주고자 하는 저자의 집필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런 식의 내용이 책 전체에 걸쳐 읽는 내내 이어진다


'착한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안락과 이득을 삶의 기준을 삼지 않는 사람)을 엄청난 폭력으로 박해하고 있음에도 그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둔감하고 태만한, 게다가 자신이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약자=착한 사람'의 결정체는 이러한 공동체의 보호색에 숨으려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고 한다.


약자의 생태를 니체처럼 날카롭게 폭로한 철학자는 없다. 그는 약자는 만나는 사람을 정확하게 분류하여, 자신이 상대에게 이길 수 없다 싶으면 '툭하면 벌렁 드러눕는 개'가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불평만 늘어놓는 데다 판에 박힌 상투적인 말만 내뱉는 것이 착한 사람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에 대해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사람, 생각하는 척하면서 실은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 이 정도로 친절하고 정중하게 설명하는데도 자신의 어디가 나쁜지 전혀 모르는 사람, 이런 사람이 진정한 의미의 착한 사람이다.


어째서 약자는 내면의 약함을 바꾸려 하지 않는가? 바꾸려 하기는커녕, 어째서 자랑스럽게 여기는 건가? 역시나 약자는 교활하고 태만하게도 어디까지나 안락과 이득을 최우선으로 추구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해두자면 착한 사람은 약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는 자들, "어쩔 수 없잖아"라고 중얼거리며 자신은 약하니까 모든 것이 용서되리라 믿는 교활하고 비열한 무리들이다.


지금까지의 리뷰만으로도 불편하게 느껴졌다면, 이렇듯 자신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상당히 불편하게 읽혀질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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