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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프 - 술의 과학 ㅣ 사소한 이야기
아담 로저스 지음, 강석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119. 아담 로저스, 『프루프』, (과학, 336p)

믿고 보는 MID에서 출판한 최신작 『프루프』!!
말그대로 인류의 성취와 과학의 점점인 술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인류 역사의 동반자인 술에 대한 보고서이자 연구서.
저자가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양조 장인과 효모 보관업자, 고고학자와 바텐더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린 '술'을 탐구적으로 바라볼 것이며, 얼마나 학문적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효모의 발견에서부터 시작해 효모의 먹이인 당, 알코올을 만드는 발효와 증류, 그리고 술의 향취와 맛까지
술의 탄생에 관한 모든 과정은 물론이고, 술을 마신 후에 일어난 몸의 변화와 숙취에 이르기까지 술의 모든 여정을 다룬다.
효모
연소(불)가 인류문명에서 가장 유용한 화학반응이라면, 효모는 화학에서 두 번째 자리를 담당하고 있다. - 이 정도로 대단한 존재 효모!!
화학자들과 생물학자들은 늘 사이가 안 좋았다.
화학자들은 자신들이 좀 더 세부적인 수준에서 설명한다고 생각하고 생물학자들은 좀 더 총체적으로 연구한다고 주장한다.
화학자들은 발효가 화학적 과정이라고 믿었고 따라서 과일주만 있어도 발효가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미생물 같은 신화는 없어도 됐다.
효모를 길들이는 일은(그리고 아마 효가 우리를 길들이는 일도)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효모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한 생물학 연구가 이뤄지는 건 그 결과 우리 인간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거대한 증류소 안에 따로 효모 보관실과 영국의 국립효모균주컬렉션(NCYC) 같은 기반시설을 구축해
우리가 아끼는 효모를 보존하고 지키고 있다. 효모는 비록 지능이라고는 없지만 인류가 문화를 만드는데 영감을 줬다.
당(糖)
야생포도는 수나무와 암나무가 있다. 동물처럼 식물도 두 성 사이에 유전물질을 교환해 번식한다. 다소 번거로운 일이지만 유전자를 교환함으로써 종 안에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진화와 적응에는 유용하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는 피하고 싶은 일이다. 농부들은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따라서 포도 작물화에서 전환점은 자웅이주(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에서 자웅동주로 바뀐 것이다.
발효
에탄올은 강력한 살균제이기도 하다. 효모는 에탄올을 주변에 뿌려 경쟁자인 박테리아와 균류를 죽인다.
효모는 대사과정 일부를 역으로 진행시켜 내놓은 에탄올을 에너지원, 즉 먹이로 다시 삼킬 수도 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배기가스로 달리는 셈이다. 즉 급할 때는 자기 배설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발효는 우연한 사건이나 부산물이 아니다. 발효는 효모가 섭취한 먹이를 에너지로 바꾸는 방식이다.
도대체 효모는 왜 발효를 할까? 진화의 맥락으로 말하자면 변화하는 지구에서 이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맥주잔을 어떻게 씻고, 어떻게 따르냐에 따라서 맥주 맛이 달라질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증류
프로프는 알코올 함량을 나타내는 옛 용어다. 미국에서 프루프는 알코올 부피 %를 두배한 값이다. 80프로프는 알코올 부피로 40%다.
영국에서는 계산이 약간 달라 100프루프가 알코올 부피 57.15%다. 증류주 도수의 이론적 한계치는 194.4프루프proof다.
맛과 향
고가의 아름다운 와인잔과 증류주잔으로 유명한 회사의 CEO인 막시밀리안 리델의 말이다
"잔의 주동이 지름과 유리 성분의 차이에 따라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킵니다. 어떤 잔은 입을 마르게 해서 더 마시게 만들죠.
미뢰를 차게 하는 잔도 있고요. 혀에서 물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걸 알면 놀랄 겁니다." 그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나도 해줄 말이 있다. 사람들은 측면이 곡선인 500cc 맥주잔으로 맥주를 마실 때 60%나 빨리 마신다. - 술을 마시는 잔도 중요하다!
몸과 뇌
1,000만 년 동안 에탄올을 섭취했고, 1만 년 동안 직접 만들었고, 한 세기가 넘게 과학적인 연구를 했지만,
인류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소량인 에탄올이 몸 안에서 무슨 작용을 하는지 완전히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작은 분자는 유령처럼 세포막은 통과해 우리 몸의 거의 모든 기관으로 갈 수 있다. 에탄올은 혈액뇌장벽도 쉽게 통과해
중추신경계에 흥분제와 진정제 양쪽으로 다 작용한다. 그 효과는 같은 사람에서도 유전과 경험에 따라 환경, 전통에 따라 변한다.
숙취
전세계 사람들 가운데 23%가 숙취를 느끼지 않지만, 숙취로 수백만 명, 어쩌면 수십 억 명이 고생을 한다.
그리고 여기가 흥미로운 대목이다. "무엇이 숙취를 일으킬까요? 진실은 아무도 모르죠."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역시 아무도 모르죠." 숙취해소 방법을 고민하는 건 고사하고 연구자들의 숙취에 대한 기본 정의에 동의한 것도 최근 일이다.
예외적으로 20세기 중반 스칸디나비아의 연구자들이 한동안 연구를 했지만 전반적으로 과학계가 숙취를 무시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효과적인 연구를 하는데 필수적인 전제인 통제된 실험에 쓰일, 숙취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검토한 사람도 없었다.
미국국립보건원이 알코올 및 약물 남용에 엄청난 연구를 했음에도 숙취에 관련해선 거의 연구하지 않았다. 2010년에는 딱 한 건이 있었다.
사람들이 숙취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던 거의 모든 것들이 틀렸다고 한다. 아니 '증명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 것이다.
결론
논리를 확장해보면 알코올은 또 하나의 기분전환 약물로 특별한 위해를 일으키지 않는 한 마리화나(대마초)나 아편, 환각제 수준으로 규제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과거 영국 정부의 약물 유해성 관련 고문이었던 데이비드 너트는 다른 약물을 유해물질로 분류하려면 마리화나보다 유해한 알코올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해고됐다. 왜 마리화나는 엄격하게 규제하면서 술은 방치하는 걸까? 너트는 술과 일반적인 기분전환 약물을 규제하는 법률이 엉터리라고 말한다. 영국정부가 그를 해고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