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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점점 좋아져! ㅣ 생각하는 책읽기 3
아베 나쯔마루 글, 무라카미 유타카 그림, 김정화 옮김 / 큰북작은북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유행이란 무얼까를 생각한다.
외모도 한 연예인 스타일의 머리부터 옷까지 따라하고, 놀이 역시 같은 게임과 얼마전 아이들을 휩쓴 카드놀이.. 그것에 집착하고 연연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늘 하는 아이들의 변명은.. 그런걸 모르면 왕따당한다나..
집에서 티브이를 배제했을 때도, 아이는 다른 친구들은 다 아는 프로를 얘기할 때면 자기는 별나라 사람인것 같다고도 했다.
내가 티브이를 없애고, 거실을 책으로 가득 채우며 보낸 시간을 통해 어느덧 아이는 자신만의 놀이도, 책과 친구하는 방법도, 그리고 자기가 모르는 티브이나 게임이야기가 있어도 소외되지 않고 친구들과 재밌게 어울리는 다양한 놀이들을 즐겼다.. 장기,체스, 고무줄놀이,공기놀이, 그리고 그림그리기와 만들기까지..
이 책, 참 재미있다. 그리고 책의 주제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내용이었다.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믿기지 않는 엉뚱한 말을 해서 거짓말쟁이로 불리는 다이스께.겐타는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그런 다이스께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마음이 불편하고, 어떤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다이스께가 의아하고 한편으론 부럽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티브이를 챙겨보고, 게임을 하는 겐타는 지금의 여느 아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겐다는 어느 날, 강에서 혼자 낚시를 하는 다이스께를 발견하고, 우연히 잉어를 낚게 된다. 이 후 점점 아이들 눈을 피해 다이스께와 강에서 노는 시간이 늘고, 자기가 전혀 모르던 새로운 세계와 무심해서 눈길 한 번 안주던 주변 것들에 눈을 돌려보니, 세상은 신기한 게 참 많다.
그곳엔 80cm가 넘는 거대한 쥐가 있었고, 온갖 물고기가 있었다. 다이스께가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면서도 굽히지 않았던 주장은 모두가 사실이었던 것이다.
모범생이고 모든 남자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부반장 나쓰야가 동참하게 되고..
나쓰야 역시 이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보여지기위해,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요구대로 감당하며 살아온 자신을 거짓이며 그런 싫었던 자신을 점점 좋아하고 다시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의 클라이막스는 게이이치의 동참이다.
반장이며 수재인 게이이치는 물고기의 연구를 발표하며 최우수상의 쾌거를 이루지만, 정작 자신의 동네에 있는 강은 너무나 오염되어 물고기가 한마리도 살지 않는다는 오류를 발표한다.
세 친구들의 권유로 게이이치는 바로 그 강에서 여러 종류의 물고기를 잡게되고, 자신의 수상식이 있는 날 넷이서 함께 잡은 물고기들을 선물로 받는 수조에 가득 채워 자신의 오류를 스스로 인정하기로 한다.
외부 손님들까지 참석한 시상식장에서 게이이치는 용기를 내어 거대한 가물치와 메기, 그리고 수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을 넣은 수조를 공개하며, 자신의 오류를 공표하고 수상을 거부한다.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들의 유영~~ 그것을 보며 감탄하는 아이들~~ 아름답다...
하나로 통일된 유행을 개성인 양, 그 안에서 점점 자기자신을 잃어버려 가고 있는 요즈음의 아이들을 본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자아를 찾아가며 느끼는 강한 희열은 나에게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딸이 초6일때, 나역시 나쓰야 같은 아이가 돌변하는 사춘기를 지켜보았다.
모범생이고 순하기만 해서 늘 칭찬받던 아이가, 자기중심적이 되고, 선생님이나 내가 나무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픈걸 추구하는 모습은 차라리 충격이었다.
"내가 왜 선생님이나 엄마가 행복한 삶을 살아야 돼!"
어느 날 아이가 내게 던진 이 말이 내 뒤통수를 치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아.. 내 딸이 커서 자아를 찾아가고 있구나.. 아이는 내 소유물이 아니었지..
그 아이들을 오롯한 한 인격체로 인정하기 위해 난 이 책을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물론,,, 행복해지고 싶은 한 가지 색깔의 아이들에게도 자기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기 위한 고민의 첫단추로 이 책을 강하게 추천한다..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