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천국 -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20
이청준 지음, 이진우 그림, 방민호, 조남현 감수 / 휴이넘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 읽었던 이 책을 다시 접하며, 참 새삼스러웠고 흥미진진했고,  책을 손에서 놓기 싫을 만큼, 어른이 된 나에게 재미 뿐 아니라,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 책을 단순한 소설이 아닌 그 당시의 사회상황과 함께 읽어내는 눈을 갖게 되었다. 이 글 속에 등장하는 강인하고 맹목적인 리더를  그 당시의 군사정권과 연결하여, 힘없이 탈출을 시도하고 소리없이 죽어나가는 수많은 나환자들을  그 정권아래서 짓밟히고 억눌려 살아야했던 국민들속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나환자들의 섬에서 일어나는 일을 배경으로 전개되고 있다.

나환자들의 섬에 원장으로 부임하며, 그들의 천국을 만들어 준다는 투지에 불타는 조백헌원장과  그에게 냉랭하기만 한 몇천 명의 나환자들..

그들에겐 오래 전 주정수라는 한 원장에 의해 낙원을 이루고자 했던  경험이 있었고, 그것은 첫 약속과는 달리 그들 모두를  참을 수 없는 고통속으로 몰아 넣었으며, 결국엔 서로의 불신과 감시, 그리고 주원장을 살해하는 배반으로 끝나게 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

그 모든 사실을 알고도 조백헌 원장은 바다를 막아  문둥이들에게 그들만의 농토를 주겠다는 원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그들은  한없이 바다로 돌을 던져 넣는다.

나역시 그들에게 땅을 주고, 그들에게 땀의 보람을 갖게 하는것이 하나의 희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결코 하나일 수 없는, 같은 운명체일 수 없는 처지의 사람이 말하고 계획하는 천국은  자신의 천국일 뿐, 그들의 천국이나 우리들의 천국이 될 수는 없노라고...

그들을 그들만의 울타리에 가두고, 그 안에 천국을 만드는것이 진정 그들이 원하는 천국일 수는 없노라고,,

그들 역시도 인간이다. 진정 그들이 원하는 천국은  다른이들과 다르지 않은 자유와 삶일 것이다.

그들만이 고립되는 천국은 아무리 좋게 꾸민다해도, 하나의 감옥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하며, 사회적 배경이 무엇인지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책의 말미에 있는 논술부분도 매유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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