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샤쓰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3
방정환 지음, 김세현 그림 / 길벗어린이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커다란 사이즈, 많지 않은 글씨,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의 참 편안해 보이는 책이었다. 잠깐의 짬시간이 있어 아이가 읽다 만 이 책장을 넘기며,,아스라한 기억이...

우리, 어른들은 가난을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책속의 주인공인 창남이는 언제나 구김없이, 그리고 너무나 가난하여 런닝샤쓰 조차도 못입고 20리 길을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걸어서 등교한다. 모두 웃통을 벗으라는 선생님의 호령에 알몸을 보이고 마는 창남,, 그래서 창남이는 만년샤쓰라는 별명을 얻게 되고, 선생님과 친구들은 창남의 어려운 형편을  알게된다.

자신이 가진것이 없음에도 반이라도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나누라고 가르치는 눈 먼 엄마, 창남이 자신의 처지를 부끄러워 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엄마의 가르침 때문일 것이다.

난,, 어릴 적 장사하시는 아빠의 짐실은 자전거가 지나갈 때, 친구들과 길을 가다가 숨은 적이 있다. 그 때 아마도 아빠께선 날 보지 못하셨겠지만, 나에겐 잊을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남아있다.

이 책을 읽으며, 진정한 당당함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게 키우고 싶은 내 욕심이 아이들을 오히려 그르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자문을 해본다.. 넉넉함이 아니라, 바르게 키우기,, 창남이의 모습이 나에게  깊은 숙제를 안겨준 아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