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효능감을 만드는 버츄프로젝트 수업 - 할 수 있는 아이, 나를 믿는 아이, 그 변화의 시작
권영애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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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난 좋은 엄마가 될 거라고 다짐했다. 어떤 엄마가 좋은 엄마인지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그저 할 수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다. 아이를 낳고 나서야 알았다. 난 애들을 안 좋아한다는걸... 예뻐해도 오로지 눈으로만 예뻐한다는걸... 밤톨군은 그래도 내 아이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너무나 똑같아서 예쁘고(그래도 너무 아빠만 닮아 서운하구나. 내 유전자야! 힘 좀 내라!) 또 그래서 얄미운 내 아이.  날 엄마라 부르며 세상에서 날 가장 사랑한다는 아이에게 난 언제나 너무 부족했다. 이런저런 육아서를 읽고, 읽은 동안에는 그나마 착한 엄마 빙의해서 밤톨군을 대하지만 약빨이 떨어지면 또 욱하는 엄마가 튀어나와 사정없는 말들을 쏟아낸다. '너는 떠들어라, 나는 내 갈 길 간다~'라는 스타일이면 마음이 편할까? 내 말 한마디에도, 조금만 음성이 높아져도 눈을 껌뻑거리며 눈물을 흘리는 밤톨군을 보면 나에게도, 밤톨군에게도 화가 난다. 아~ 육아는 정말이지 너무 어렵다.


아이들은 언제나 보석이었다.


책 표지에 나온 작게 나온 문장을 보고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랬다. 밤톨군은 언제나 보석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 보석에게 제대로 해주는 것도 없이 오로지 요구만 하고 있었다. 더욱더 빛날 예쁜 아이를 이해하고 보듬어주고 아껴줘야 하는데 난 그만큼의 사랑을 전해주지 못했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전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버츄프로젝트가 뭐지? 이름부터가 너무 생소했다.

버츄란? 힘, 능력, 위력, 에너지를 상징하는 라틴어 virtus(비리투스)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버츄란 인성이라는 마음의 광산에 자고 있는 아름다운 원석들이다. 그 원석이 깨어나 본래 지니고 태어나는 아름다운 성품이 드러나는 것이 미덕이라 한다. 미덕은 내면에 잠재한 위대한 큰 힘이다. 미덕들을 깨우는 것이 바로 버츄프로젝트다.


사실 선생님이 말하는 '우주 최고 존중'이르는 것은 바로 잘하지 못했을 때도, 성공하지 못했을 때도 존중받는 것을 말한단다. 자존감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이란다. 이건 책이나 공부로 높일 수 없고, 반드시 존중받는 경험을 해야 높일 수 있거든. 왜냐하면 무의식이라는 보이지 않는 창고에 존중받았던 순간이 저장되어야 하거든.
문제는 잘했을 때만 존중받으면 실수하고 못했을 때는 자기를 부끄러워하고, 숨고 싶은 마음도 든다는 거야. 그래서 잘 안될 것 같으면 야단맞거나 창피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도전하기 않겠지. 그런데 삶을 100일이라 했을 때 1일은 성공하지만 99일은 노력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날이거든. 
(p.p. 127~128)


밤톨군이 걸음마를 연습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첫걸음 세 발짝 이후에 걸어보겠다고 참 많이도 넘어졌다. 그때의 나는 밤톨군의 사소한 승리와 자잘한 좌절을 반복하는 걸 매일같이 봤다. 사소한 승리보다 자잘한 좌절을 더 많이 맛보고 엄마손파이보다 더 겹겹이 쌓인 좌절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밤톨군을 열심히 응원했다. 하루하루를 모험하며 '드디어 해냈다!'라는 밤톨군을 끝까지 응원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었는데 지금의 나는 그렇지 못했다. 어느새 밤톨군이 해낸 것들은 너무나 당연했고, 아직 하지 못한 것들을 채근할 뿐이다. 그리고 실수한 것들에 대해 응원보다는 잔소리했던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부끄러워졌다. 내가 아이를 존중하고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힘을 진정으로 믿었다면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거였다. 내가 멋진 엄마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나 못난 엄마였다니... 너무나 쉽게 아이의 빛을 꺼버리는 행동을 한다. 그게 더 쉬우니까... 어떠한 순간에도 아이를 믿어야 한다는 말에 눈물이 났다. 잘 보이는 곳에 '너의 실수도 응원한다!'라고 적어놓았다. 속이 상하고, 화가 날 때마다 되뇌어야 할 거 같다.


나는 이 책을 카페에서 읽었는데 이 책은 절대적으로 집에서 혼자 읽기를 권해본다. 코끝이 찡해지는 게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워낙 눈물이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수시로 오는 감동 때문에 눈물을 닦아야 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은 변화를 가져오고 또 감동을 준다. 소중한 보석 같은 아이의 마음에 답하도록 아이뿐만 아니라 내 안에 잠자는 미덕도 함께 깨워보고 싶다.


당신, 바람 속에서 속삭이는 분,
당신, 자신의 숨결로 세상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시는 분.
저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자식이나이다.
제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허락하소서.
네가 늘 당신의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제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만든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게 하시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제 귀가 늘 열려 있게 하소서.
당신이 다른 많은 사람에게 가르쳐주신 것들을 저 또한 배우게 하시고
당신의 모든 나뭇잎, 모든 돌 틈에 감춰둔 교훈을 저 또한 알게 하소서.
제 형제들보다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적인 저 자신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제게 힘을 주소서.
저로 하여금 깨끗한 손, 맑은 눈으로
언제라도 당신께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주소서.
그리하여 저 노을이 지듯 제 목숨이 사라질 때,
제 영혼이 부끄럼 없이 당신께 돌아갈 수 있게 하소서.

-수우족 인디언 추장 노랑 종달새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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