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의 7일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한때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열심히 읽었다. 신간이 나오는 족족 다 읽어버렸으니까... 요즘엔 조금 그때만큼 열성적이진 않지만 그의 팬이라는 건 여전하다. 얼마 전에 몽실북까페 장기 거주자이신 회원분이 <사신의 7일> 전자책 1년 대여 3,000원 이벤트를 알려주셔서 바로 알라딘에 접속했다. 오랜만에 사신 치바를 만나서 반가웠다.

일주일 뒤 야마노베의 죽음을 결정하기 위해 그의 곁을 맴도는 치바. 야마노베는 그런 사실도 모르고 그의 딸을 죽인 혼조에게 복수를 준비한다. 뜨겁게 피를 끓이며 복수를 준비하는 야마노베와는 달리 인간은 모두 죽는다며 시종일관 여유롭고 쿨한 태도를 보이는 치바. 야마노베의 복수 준비는 엉성하기 짝이 없고 오히려 사이코패스인 혼조의 계략에 빠져 자신이 범죄자가 될 위기도 맞는다. 일주일의 수명이 남은 야마노베는 20년이나 더 살 수 있는 혼조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

사신은 담당한 인간과 일주일의 시간을 보낸 뒤에 그의 죽음을 행할지 아니면 보류할지 결정한다. 인간에게 딱히 애틋한 감정이 없는 사신이 보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치바가 이번에는 야마노베를 담당하게 되었다. 자식을 잃은 야마노베. 자식에게 위해를 가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노와 증오를 가해자에게 어느 정도는 내뿜어야 조금이라도 속이 풀리겠으나, 혼조는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나버렸다. 자신의 생명이 일주일 밖에 안남은 걸 알리 없는 야마노베에게 남은 건 그저 복수뿐... 만약에 알았다면 그의 선택은 달라졌을까? 아니 더 기를 쓰고 복수하려고 하겠지. 저자는 남은 인생 동안 복수보다는 용서를 택하라는 착한 말을 하지 않는다. 절대 용서하지말라며 오히려 부추기는 정도다. 그렇다고 복수를 위한 살인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속이 후련한 결말이 기분이 좋았다. 떡밥 사냥꾼인 이사카 코타로는 이번에도 떡밥을 열심히 부리고 부지런히 주워 모았다. 이래서 이 작가가 너무나 좋다니까~!!

<사신 치바> 때도 그렇고 <사신의 7일>도 마찬자기로 치바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오다기리 죠가 떠오른다. 이번에는 표지까지 더 그런 느낌이다. 디자이너도 나랑 같은 의견인가? 오랜만에 시원하지만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만났다~ 사랑해요. 이사카 코타로~

 

 

"보통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만족을 얻으려고 해. 서로 돕고 애정을 확인하고. 가령 우월감이나 질투 같은 감정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주지. 하지만 ‘양심을 갖지 않은‘ 사람들에겐 감정 따윈 아무 의미가 없어. 그래서 그들이 유일하게 즐기는 건."
"즐기는 건?"
"게임에서 이기는 것. 지배게임에서 이기는 게 그들의 목적이래."

"복수하지 말라. 복수는 신에게 맡겨라. 복수는 나의 것에서 ‘나‘란 바로 신을 말하는 거예요."

아니, 혹시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가정 따위 아무 의미도 없다. 그렇게 따지면 더 근원적인 후회, 즉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고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나는 저도 모르게 "만약 일주일이라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고 있었다. "너희들이라면 남은 시간이 일주일이라면."
"예?"
야마노베는 자신의 목숨을 두고 말하는 것인 줄은 몰랐으므로 딱히 놀라지는 않았다. 다만 "만약 인생이 일주일이라면"이라고 입을 열었다.
"인생의 일주일을 헛되이 보낸다면, 백 년도 헛되이 보낼 것이다." 야마노베는 또 무슨 조문이나 조항을 읽는 것처럼 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