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 평범한 대한민국 여자가 유럽에서 일으킨 기적
켈리 최 지음 / 다산3.0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네~'라고 떠드는 자기 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업을 시작할만한 자본금도 없으려니와 일희일비하는 성격 때문에 엄두조차 내질 못한다. 그래서 더더욱 와닿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그러면서도 또 방송인 이상민의 빚 갚는 이야기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더 적은 금액의 빚으로 세상을 등지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가 알만한 이가 하루아침에 사기꾼 소리를 들으며 전 국민에게 손가락질을 받던 사람이 꾸준히 열심히 돈을 갚아나가는 걸 보는 건 왜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 방송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의 인생이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수많은 인물들과 뭐가 다른가 말이다. 생각을 바꾸고 읽으니 그전엔 그저 '나 잘났소~'라고만 보였던 자기 계발서가 재미있어졌다.

저자인 켈리 최는 대단한 사람이긴 하다. 고등학교조차 보내줄 수 없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회사를 다니며 공부를 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다. 일본 패션계에 몸담고 있던 중에 성공을 하려면 패션의 본 고장인 파리 유학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무런 준비 없이 패기 하나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부를 마치고 지인에게서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동업자로서 사업을 시작한다. 승승장구했던 사업은 10억 빚만 안겨주고 그녀를 깊은 수렁에 몰아넣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나같이 소심한 사람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빛도 안 들어오는 방구석에서 울기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센 강에서 어머니를 떠올리고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그 결과로 유럽 10개국에 700여 개의 초밥 도시락 매장을 만들어낸 사업가가 되었다.

육아 동기들과 만나면 아이들 얘기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우리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키우고 있지만 꿈이 없는 건 아니다. 평생 아이들의 엄마로 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경력이 단절되어서,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라서, 내가 잘 하는 걸 몰라서 늘 불안하다. 막상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돌아오는 자리는 희망을 미끼로 내 열정을 사려고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저 누군가의 뒤처리일 경우가 많았다. 켈리 최에 비해선 상황이 낫다고 할 수 있으나 우리의 고민도 적지 않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던 차에 읽게 된 책이었다.

켈리 최는 세 가지의 사업 선정 기준을 제시해주었다.
1. 경기를 타지 않을 것
2. 돈이 많이 들지 않을 것
3. 내가 잘하고 좋아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시 말해 미쳐서 할 수 있는 일일 것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꾸는 방법>에서도 그렇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안 맞는 일을 하면 결국은 탈이 날 뿐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싫을 정도의 일이라면 회사 생활도 힘든데, 하물며 자신의 사업은 말을 해서 뭣하겠는가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만약에 내가 창업을 한다면(난 서포터의 능력은 탁월하지만, 창업은 자신이 없는데... 상상은 해 볼 수 있잖아.)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녀의 맺음말로 리뷰를 마무리해본다.

 

 당신이 어디에 있건, 어떤 학교를 나왔건, 나이가 몇 살이건, 어떤 일을 하고 있건 누구나 꿈을 꿀 권리가 있고, 기적과 만날 자격이 있다. 기적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이제는 당신만의 미라클 여정을 만들어가길 기원한다. 행운을 빈다.

많은 사람이 돈이 없어서, 학력이 부족해서, 재능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거나 도전하지 못한다고 한다. 특히 여성은 ‘여자‘라는 이유로 새로운 도전 앞에서 주저하기도 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을 도피처로 사용하기도 한다.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으니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다고 말이다. p.8

어차피 과거의 부귀영화는 지금 당장 돌아오지 않는다.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의 내가 아닌 현재의 나를 정확히 볼 수 있어야 하고, 나를 한 칸만 더 내려놓고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p.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